"오늘 승리는 박태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수준높은 우리 포항시민의
것이요, 그동안 현정권에 의해 짓밟혀온 포항시민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경북 포항북 보궐선거에 출마해 경쟁자인 민주당 이기택후보, 신한국당
이병석후보를 현격한 표차로 따돌리고 정계에 화려하게 복귀한 박태준
당선자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채 당선소감을 피력했다.

박당선자는 "이번 선거는 저에게 있어서는 정말 힘든 싸움이었다"며
"여러가지 악조건과 다양하게 전개되는 방해공작과 싸우면서 엮어낸 승리
이기에 정말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을 위해 애써준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며, 특히 옥중에서도
끊임없이 지지를 보낸 허화평 전의원과 발바닥이 닳도록 뛰어준 허의원의
부인 김경희씨에게도 공을 돌렸다.

박당선자는 승인을 묻자 "한마디로 포항시민의 수준높은 정치의식 덕분
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기간중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해서는 "정치및 선거문화 발전을
위해 몇가지 밝히고 넘어가야겠다"면서 현행 선거법이 무소속후보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당 후보자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도록 하고 무소속후보들에겐 걸어
오라는 것이 지금의 선거법이라는 얘기였다.

박 당선자는 앞으로의 정치행보와 관련, "포항경제를 살리고 국가경제를
재건하는 일을 위해 제게 주어지는 역할이나 제가 해야할 일이 있다면 그
앞에서 망설이거나 머뭇거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 당선자는 또 "약속한대로 포항경제를 살리기 위해 우선 포항지역에
있는 기업으로서 본사가 서울에 있는 기업의 대표들을 만나 포항으로 본사를
옮기도록 설득하는 일부터 시작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 포항=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