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선에서 "독자 출마"의 가능성을 비치고 있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국민회의 텃밭인 호남권 공략에 나섰다.

김총재는 1일 당간부들과 함께 자민련의 불모지대인 전북 도지부 정기
대회를 군산에서 개최, 김광수 의원을 도지부장으로 재선출했다.

또 같은 장소에서 군산 갑.을 지구당 개편대회를 갖고 김현태 신동안씨를
각각 지구당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충청도에 인접한 군산을 교두보로 호남지역 공략에 시동을 건 것이다.

자민련이 군산에서 도지부대회를 개최한 것은 다른 지역보다 군산이
비교적 자민련에 호의적이라는 판단과 함께 지난달 19일 무주.진안.장수
지구당개편대회를 매머드급으로 하면서 내각제를 홍보한 것이 나름대로
효과를 거두었다는 분석 때문이다.

군산지역의 범백제권 정서가 상대적으로 강한 것도 정기대회를 전주가
아닌 군산에서 개최한 배경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민련은 이날 대회를 기점으로 전북지역부터 지구당 조직을 강화해
나감으로써 올해 대선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국민회의와의 야권후보단일화
과정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은 오는 28일에는 광주 실내체육관에서 전남.광주시도지부 정기
대회를 갖는 등 국민회의의 텃밭인 전남지역까지 조직을 확대해갈 예정이다.

자민련은 현재 전북 8개 지구당을 비롯, 광주.전남에 각각 3개의 지구당을
두고 있으나 조만간 이들 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조직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해 4.11총선때도 이들 지역에서 마땅한 후보를 물색하지 못해
크게 고전했던 자민련이 호남지역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