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북한노동당비서의 망명에 대해 미국정부는 "통상적인 망명사건"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밝혔고 일본정부는 사건이 미칠 파장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는등 관계국들이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마이클 매커리 백악관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황비서등 2명의 북한관리망명사건에 대해 한국정부와 협의했다"며 "이들의
신병처리는 정치망명에 관한 국제기준과 관행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혀
이번 사건이 "통상적인 망명"으로 취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니콜라스 번스 미국무부대변인 역시 북한의 최고위층인 황비서가 납치됐다
는 북한의 주장을 일축하고 "우리는 맹방인 한국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김정일의 측근이자 고위층 인사인 황장엽 노동당 비서의 망명은
북한의 권력내분이 많은 북한 전문가들이 추측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함을 시사하고 있으며 그의 한국으로의 망명 중요성은 망명동기에 달려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지가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을 탈출한 대부분의 고위 관리들은 그들이 북한에서
잘못을 저질러 문책당하거나 혹은 권력투쟁에서 밀려난후 한국으로 귀순
했다면서 그러나 황과같은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공산체제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망명했다면 이는 북한의 내부 불만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폭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 뉴욕 타임스지도 황의 망명은 북한에 굉장한 타격이 될 뿐만
아니라 심지어 북한 최고 엘리트들마저 탈출을 시도하고자하는 주요 신호
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도쿄발 기사에서 그의 이같은 망명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중의 하나인 북한을 좀더 알고자 하는 서방 정보기관요원들에게는 깜짝
놀랄만한 일대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정부도 외교루트를 통해 망명사건에 대한 정보수집을 서두르는 한편
이번 사건이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가지야마 세이로쿠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로 남북대화가 진전될 것이란 희망을 가졌으나 이번 사건
으로 다시 냉각될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 뉴욕.도쿄=박영배.이봉구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