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장을병전공동대표등 민주당 비주류를 주축으로 한 국민통합추진회의
(통추)가 지난 9일 호텔롯데에서 창립대회를 갖고 본격 출범했다.

이에따라 통추가 앞으로 정치권에서 어떤 위상을 정립할지, 특히 내년
대선정국에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추는 창립발기문을 통해 "망국적 지역할거정치를 극복하고 지역 계층
세대간 대립과 갈등을 치유, 21세기 민족통일시대와 정보화사회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정치질서를 형성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며 정치적 목표로
"반3김" "신정치"를 분명히 했다.

통추는 또 정치조직형태로 당분간 범국민운동단체적 성격을 유지하며
정치목표를 홍보하는 순회강연회와 서명운동 등을 전개하되 적절한 시기에
정당으로의 변신을 꾀할 전망이다.

김원기공동대표는 "통추가 당장 정당등록을 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정치
세력으로서 내년 대선정국에 대해 외면할 수 만은 없는 일"이라며 "정국
변화추이를 지켜본 뒤 내부토론을 거쳐 입장을 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추가 현정치판 틈바구니에서 제목소리를 내며 지지기반을 넓혀
나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첫째 내년 대선국면이 갖는 각축전성격.

3김의 대선구도가 어떻게 짜여지든 지역주의색채가 다음 대선까지 퇴색할리
만무해 탈지역이념세력의 결집이 쉽지 않다.

통추 스스로도 비슷한 탈지역주창세력인 민주당주류나 재야정치세력과
좁은 땅을 가르는 싸움을 힘겹게 치러야 할 숙명을 안고 있다.

둘째로는 통추의 불분명한 구심점.통추는 지난 9일 창립대회에서 공동대표
로 김.장전대표와 신경림(시인) 송기숙(소설가) 유창우씨(영남대총장)등
5인과 고문으로 백낙청(서울대교수) 송월주(조계종총무원장) 이호철(소설가)
박찬석(경북대총장)씨 등을 선출, 단일지도체체가 아닌 느슨한 연대를 표방
했다.

통추호가 내년 대선정국에서 선상내분에 휘말리지 않고 갈길을 가는
의연함을 보여줄지 의문이다.

여기에 자금 조직 등 물적 토대의 빈약함은 통추가 감내해야 할 또다른
현실적 어려움이다.

이런 난관들을 타개하기위해 통추는 전국적인 국민운동형태로 세확충을
시도할 것으로 에상된다.

통추는 특히 독자후보가 예상외의 지지를 얻거나 내년 대선후보경쟁
와중에서 비중있는 인사들이 이탈, 합류할 경우 의외의 정치세력으로 주목
받고 그 이후에는 유일한 3김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허귀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