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가 어제 허위사실 유포 사건 공판을 위해 재판정에 처음 출두하면서 또 다른 차원의 사법 리스크를 맞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반민주적 행태가 끝이 없다. 이 대표의 대장동·성남FC 의혹과 관련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강경파 의원과 팬덤이 ‘반동분자’라는 공산주의식 살벌한 용어를 동원해 반란표 색출에 나서더니 급기야 체포동의안 표결을 보이콧하겠다고 한다. 체포동의안이 추가로 제출되면 가결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이다.

가결 요건은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인데, 민주당 의원(169명) 전원이 불참하면 표결이 무산된다. 무기명 투표는 찬반을 알 수 없는 반면 표결을 보이콧하면 회의장 입장 자체가 찬성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반동분자로 낙인찍히는 위험성을 감수하고 회의장에 들어갈 의원이 누가 있겠나. 헌법에서 정한 ‘국회의원의 양심에 따른 직무 수행’과 의회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폭거로 민주당판 ‘십자가 밟기’에 다름 아니다. 이뿐만 아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은 체포동의안 표결 이탈을 주도한 배후라며 이낙연 전 대표의 영구제명 청원을 받고 있다. 홍위병의 ‘조리돌림’ 선동을 연상케 한다. 그런데도 강경파 의원들은 강성 지지층을 부추기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원 평가 항목에 이 대표 팬덤 층이 두터운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반영하겠다고 한다. ‘개딸’을 동원해 공천에서 비명계를 솎아내겠다는 것이다. 친명 지도부에 협조하라는 겁박으로, 반민주적 대중 포퓰리즘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책임은 이 대표에게 있다. 죄가 없다면 법원 영장심사를 받으면 되는데 방탄과 팬덤 뒤에 숨어 정치를 나락으로 끌고 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 3·1절 휴일까지 빈틈없는 ‘방탄 임시국회’를 열어놓고 민주당 의원들은 대거 외유를 갔다. 당 지지율이 1주일 만에 5%포인트 하락(한국갤럽)해 30%대가 붕괴했는데도 거대 야당은 온통 비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