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출산율의 기술적 반등?
2021년 0.81명이던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작년 0.78명으로 또 떨어졌다고 통계청이 밝혔다. 이젠 ‘인구소멸’이란 용어가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15~49세의 가임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 개념도 일상 대화의 주제가 됐다.

2021년 말 통계청의 ‘2020~2070년 장래인구 추계’에선 작년 합계출산율 전망이 0.77명으로 실제치와 비슷했다. 이게 올해는 0.73명, 내년엔 0.70명으로 떨어진다. 그런데 2025년 0.74명으로 돌연 반등한다. 이후 합계출산율은 2031년 1.0명, 2046년 1.21명으로 꾸준히 높아진다. 하지만 합계출산율이 0.7명대까지 내려온 현실에서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싶다. 반등 이유도 궁금해진다.

통계청은 코로나 사태로 연기·취소된 결혼이 2022~2023년 일부 증가하면서 혼인율이 올라가고, 출산율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0년대 중·후반 60만 명대로 떨어졌던 한 해 출생아 수가 1991~1995년 다시 70만 명대를 회복했고, 이 세대가 30대에 진입하면서 출산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했다. 하지만 이런 단기적인 요인들이 합계출산율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2070년까지 1.21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일단 혼인율, 혼인 대비 출산율, 기대수명 등 악화일로인 변수들을 40년 장기 전망에 그대로 적용하면 상상조차 어려운 낮은 출산율과 인구 전망치가 나온다. 그래서 장기 전망은 합계출산율이 아닌, 가임기가 끝난 여성들이 실제 낳은 평균 자녀 수를 뜻하는 완결출산율(2021년의 경우 1.5명) 개념을 쓴다. 그런데 이게 항상 합계출산율보다 높게 나오는 특성이 있다. 통계청 합계출산율이 반등 뒤 2046년 1.21명까지 계속 높아지는 것도 이런 단기와 장기 전망치를 이어 붙인 결과일 뿐이란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도 합계출산율이 잠시 몇 년 반등할 수 있어도 장기 추세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엔 난색을 표한다. 또 장기 합계출산율은 추계치일 뿐, 사실처럼 받아들여선 곤란하다고 했다. 합계출산율의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장규호 논설위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