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지난 4월 30일부터 사흘간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시민 콘퍼런스(International Corporate Citizenship Conference)’에서 미국 보스턴칼리지 기업시민연구소가 수여하는 ‘혁신상(Innovation Awards)’의 환경부문상을 받았다. 포스코는 트리톤(철강 제조 과정의 찌꺼기로 만든 인공어초)을 통한 바다숲 조성, 패각을 철강 부원료로 재활용하는 기술 개발 등 다양한 해양생태계 보호 노력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결정됐다. 수상 내용은 보스턴칼리지 기업시민연구소가 발행하는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 저널에 소개될 예정이다.2018년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포스코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기업 차원의 역할 확대를 모색해 실천해왔다. 포스코그룹의 수소환원제철 공동개발 노력, 2050 탄소중립 선언, 선진 지배구조 구축 등 기업시민 경영에 대한 노력과 성과는 2021년 11월 미 스탠퍼드 경영대학원(MBA)의 전략경영 사례로 공식 등록돼 작년 1월부터 수업에 활용되고 있다.보스턴칼리지 기업시민연구소가 매년 주최하는 ‘글로벌 기업시민 콘퍼런스’는 지속가능성·ESG·탄소중립·봉사활동·조직문화·리더십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사례 발표 및 공유, 주제토론을 벌인다. ‘회복탄력성 재고(Rethink Resilience)’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올해 콘퍼런스에는 테리 라디간 제너럴모터스 부사장, 사라 리처 웰스파고 부사장, 고준형 포스코경영연구원 원장, 최영 포스코 기업시민실장 등 기업시민 분야 전문가 400여명 이 참석했다. 포스코는 이 자리에서 ‘K기업시민’ 모범사례를 발표해 주목받았
생글기자단은 한경이 중·고교생 경제·논술신문 생글생글을 창간한 2005년, 제1기가 출범했습니다. 올해 19기 선발을 앞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생 기자단입니다. 2012년부터는 중학생 기자도 선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생이 생글기자에 지원하면 최장 6년간 기자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지금까지 생글기자를 거쳐갔거나 활동 중인 사람은 총 1278명입니다. 대학에 진학했거나 사회에 진출한 사람은 1077명에 달합니다. 이들의 진학 상황을 보면 작년까지 서울대가 93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고려대 69명, 연세대 61명으로, 이른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명문대로 진학한 생글기자만 223명에 이릅니다.이 밖에 성균관대 33명, 중앙대 28명, 경희대 28명, 서강대 26명, 이화여대 21명, 한양대 19명, 한국외국어대 13명 순으로 집계됩니다. 의·치·한, 아이비리그 등 해외 명문대를 포함하면 고교 졸업자의 약 40%가 국내외 명문대에 진학하고 있습니다. 학업 성적 등이 뛰어난 학생들이 생글기자에 지원했고, 기자 활동을 통해 더욱 실력을 길렀음을 증명하는 숫자입니다.생글기자 1~6기는 이제 30대에 접어들었습니다. 변호사·회계사·약사 등 전문직으로 진출한 생글기자 출신만 14명에 달합니다. 최근 발표된 변호사시험 결과에서도 합격자가 다수 나왔습니다. 이 밖에 행정·외무고시 등 고시 합격자, 맥킨지·메릴린치·아마존 등 외국계 회사, 한국은행·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기업, 삼성·현대차·카카오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일하는 생글기자 동문이 상당수입니다. 현직 기자로 활약하는 동문도 적지 않습니다. 생글기자 네트워크는 여러
교사를 위한 경제교육 지침서 ‘티처 가이드(teacher guide)’ 뉴스레터가 서비스 시작 한 달여 만에 구독자 수 1000명에 육박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고교생 경제·논술신문 ‘생글생글’의 교사용 보충 자료로 한경 논설위원이 더욱 깊이 있고 알찬 지식과 정보, 해설을 곁들여준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구독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티처 가이드 구독자 수는 서비스 개시일(3월 20일)에 367명으로 시작해 2주 만에 708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데 이어 발행 5주째인 24일 918명에 달했다. 구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은 수치로 확인된다. 티처 가이드 이메일을 열어본 ‘오픈율’은 평균 39.7%, 이메일 내 개별 기사 링크를 클릭한 ‘클릭률’은 16.4%에 달했다.뉴스레터 송출업체 스티비에 따르면 미디어 업종 뉴스레터 오픈율은 평균 30%대며, 클릭률은 10%에도 못 미친다. 부천 경기국제통상고의 류재인 교사는 “생글생글을 문해력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며 “일일이 찾아보기 어려운 뉴스를 티처 가이드가 잘 해설해줘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기득권 만연한 지대 추구형 사회엔 미래 없다’ 등의 해설 기사를 담은 지난달 20일 첫 뉴스레터 오픈율은 60.8%(클릭률 23.2%)에 달했다. ‘반도체 패권 전쟁’을 다룬 이달 3일자도 오픈율 46.0%, 클릭률 19.5%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도체는 산업, 통상이 아닌 외교와 정치의 문제’가 클릭률 39.1%로 가장 인기 있는 기사로 꼽혔다. 티처 가이드는 매주 월요일 생글생글 발행에 맞춰 이메일로 전달된다. 생글생글 홈페이지 또는 한경닷컴 뉴스레터 코너에서 구독 신청하면 된다.장규호 한경 경제교
일선 학교 선생님을 위한 경제교육 지침서 ‘티처 가이드(teacher guide)’가 교육현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367명으로 시작한 뉴스레터 구독자 수는 한 달여 만에 900명을 돌파했습니다. 티처 가이드의 알차고 깊이 있는 내용이 입소문을 타면서 자발적 구독 신청이 급증하고 있는 겁니다.티처 가이드는 매주 월요일 중·고등학생 경제·논술신문 ‘생글생글’ 발행에 맞춰 이메일로 전달되는 교사용 보충 자료입니다. 한경 논설위원 등이 생글생글 주요 기사와 관련해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와 지식, 정보 등을 엄선해 해설하는 고품질 뉴스레터입니다.티처 가이드 구독자 수는 교육현장의 호평 속에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2주일 만에 708명으로 두 배가 됐고, 한 달 만에 900명을 돌파했습니다. 구독자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티처 가이드 이메일을 열어본 ‘오픈율’은 평균 44.2%, 이메일 내 개별 기사 링크를 클릭한 ‘클릭률’은 18.4%에 달합니다. 이는 다른 일반적인 뉴스레터와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입니다. 뉴스레터 송출업체 스티비에 따르면 미디어 업종에서 보내는 레터(1000명 미만 구독)의 오픈율은 36.9%, 클릭률은 6.2%에 불과합니다. 부천 경기국제통상고의 류재인 교사는 “생글생글을 문해력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며 “일일이 다 찾아보기 어려운 뉴스를 티처 가이드로 잘 해설해줘 교과 강의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첫 뉴스레터가 나갔을 때 오픈율은 60.8%, 클릭률은 23.2%에 달했습니다. 당시 ‘기득권 만연한 지대 추구형 사회엔 미래 없다’ 등 세 꼭지가 제공됐습니다. ‘반도체 패권 전
한국경제신문이 중·고등학생용 경제·논술 신문 생글생글 800호 발행을 앞두고 일선 교사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콘텐츠 품질이 ‘우수하다’ ‘만족스럽다’는 답변이 94.2%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논술형 수능 도입 필요성이 조명받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 현장의 생글생글에 대한 만족도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 겁니다.이번 조사는 생글생글 ‘티처 가이드’(teacher guide) 신청 교사 36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습니다. 생글생글 티처 가이드는 한경 경제교육연구소가 현장 지도 교사들을 위해 지난달 20일부터 발행하고 있는 뉴스레터입니다. 생글생글의 주요 기사를 한경 논설위원들이 심도 있게 풀어주는 교사용 보충자료이지요. 티처 가이드 신청 교사들은 이번 설문에서 총 138명(37.5%)이 응답했습니다. 생글생글에 대한 교육 현장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됩니다.교사들은 생글생글에 대해 만족하는 이유로 ‘경제를 중심으로 사회 주요 이슈를 잘 정리해준다’ (36.6%), ‘경제교육 콘텐츠로 생글생글 만한 게 없다’(25.5%), ‘청소년 눈높이에 잘 맞는다’(22.2%), ‘1년 뒤 다시 봐도 좋은 기사다’(9.9%) 등을 꼽았습니다. 생글생글 구독이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다는 답도 93.4%에 달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중요 사회 이슈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도가 높아졌다’(56.6%), ‘진로 탐구 및 진학 준비에 도움 된다’(28.3%), ‘글쓰기 수준이 향상됐다’(9.6%)는 답변이 나왔습니다.교사들은 생글생글을 여러 용도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창의적 체험활동 등 교내 동아리 활동의 주교재로 쓰거나, 사회&mid
한국경제신문이 중·고등학생용 경제·논술 신문 생글생글 800호 발행(5월 8일)을 앞두고 일선 교사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콘텐츠 품질이 ‘우수하다’ ‘만족스럽다’는 답변이 94.2%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논술형·서술형 수능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글생글에 대한 학교 현장의 만족도가 압도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한경은 청소년의 시장경제 이해와 균형 잡힌 경제·사회관 정립을 위해 2005년부터 주 1회, 24쪽의 타블로이드판 신문으로 생글생글을 발행하고 있다. 16일 현재 전국 1350개 중·고교와 100여 개 도서관에 매주 12만5000부를 배포하고 있다.이번 설문은 한경 경제교육연구소가 생글생글 ‘티처 가이드(teacher guide)’ 신청 교사 368명을 대상으로 했다. 티처 가이드는 생글생글의 주요 기사를 한경 논설위원이 심도 있게 풀어 설명해주는 교사용 뉴스레터로, 지난달 20일부터 발행하고 있다. 설문 대상 교사 중 37.5%(138명)가 응답에 참여했다.응답 교사들은 생글생글 콘텐츠에 대해 ‘우수하다’(55.1%), ‘대체로 만족한다’(39.1%)고 답변했다. 그 이유로는 ‘경제를 중심으로 사회 주요 이슈를 잘 정리해준다’(36.6%), ‘경제교육 콘텐츠로 생글생글만 한 게 없다’(25.5%), ‘청소년 눈높이에 잘 맞는다’(22.2%), ‘1년 뒤 다시 봐도 좋을 기사다’(9.9%) 등을 꼽았다.생글생글 구독이 학교 교육에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다는 답도 93.4%에 달했다. 구체적 사례와 관련해서는 ‘경제 등 이슈에 대한 학생의 이해도가 높아졌다’(56.6%), ‘진로 탐구 및 진학 준비에 도움이 된다’(28.3%), &lsquo
정보의 비대칭성이란 말이 있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가진 정보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어떤 제품에 대한 몇 가지 설명만으론 소비자가 품질과 성능을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브랜드가 중요하다. 브랜드의 기술력과 평판 등이 제품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이 인력을 뽑을 때 출신 학교와 학점, 학위 등을 1차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도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이다.문화예술도 같다. 한번 명성을 얻은 예술가, 예술단체는 수월하게 활동하지만 신인과 무명은 이름 알리기가 정말 어렵다. 우리 사회가 특히 그렇다. 세계적 오케스트라나 이름난 화가 전시회는 일찌감치 입장권이 동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파리 날리기 일쑤다.그런데 투자 관점에서 예술을 대하는 경우는 좀 다르다. 미술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크게 성장할 싹이 보이는 화가가 누군지 계속 묻고 다닌다. 고흐처럼 사후에 유명해지거나, 기괴한 그림으로 취급되던 고갱 작품이 재평가받은 것은 화상(畵商)의 역할이 컸다. 새로운 화풍(畵風)에 대한 애호가들의 갈증을 제대로 짚어낸 것이다. 문화예술은 그런 점에서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끊임없이 갈구하는 분야다. 카라얀 지휘의 베를린필하모닉 연주 음반만 들어선 음악적 감흥이 고인 물처럼 된다. 베토벤이 살았던 18세기 당시 악기와 연주 방식 등을 재현해내는 시대연주(또는 정격연주, 원전연주)는 카라얀 지휘 음반과는 다른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 로열플레미시필하모닉과 함께 베토벤 교향곡을 시대연주한 지휘자 필립 헤레베헤 음반이 그런 예다.첫 내한공연을 하는 해외 오케스트라도 새로운 예술 경험이다. 오는 4월 22~26일 서울·
대학가 상권은 청년문화의 변화상을 보여준다. 1970년대 대학상권을 청바지·통기타·장발족·생맥주라는 단어들로 설명한다면, 이념 지향이 많았던 1980년대엔 민속주점·민중가요·걸개그림·연합집회 등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소극장·카페·클럽이 함께 번성한 서울 신촌상권은 연인들 만남의 핫플레이스였다.신촌상권의 변화는 1990년대 초반 X세대가 등장하고 피자점·로바타야키·힙합문화 등이 유행하면서 시작됐다. 재미와 놀이, 자유와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은 좋은데, 록카페가 문제였다. 신촌 일대 록카페는 인근 5개 대학 총장 모임에서 퇴폐 공간으로 낙인찍히며 2005~2010년 상당수가 문을 닫았다. 신촌상권은 그때부터 기울었다. 상가 임대료도 치솟아 작고 재미난 가게들이 밀려났다. 박성수 회장이 옷가게를 창업해 ‘이랜드 발상지’가 된 이대역 부근 여성의류·미용 상권도 오피스텔 개발 붐에 개성을 잃었다.2018년 신한카드 상반기 자료에선 신촌상권 매출이 735억원으로 여전히 1위였지만, 코로나19 이후 확인된 자료가 없어 어떻게 변했는지 알 길이 없다. 연남동을 포함한 홍대상권이 급성장해 더욱 그렇다. 젊은이들은 요즘 말로 힙(hip·개성 강한)하다는 옷가게, 카페, 각종 편집숍이 많은 홍대앞 연남동 성수동 등을 찾는다. 대학생과 30대 직장인 취향이 비슷해졌기 때문일 것이다.한국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서울 시내 5개 대학 상권의 작년 비씨카드 가맹점 매출이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 비해 4~15% 늘었다. 대학상권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지만, 그 대명사였던 술집과 분식집이 대거 사라지고 무인카페 셀프사진관 등이 많이 등
2021년 0.81명이던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작년 0.78명으로 또 떨어졌다고 통계청이 밝혔다. 이젠 ‘인구소멸’이란 용어가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15~49세의 가임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 개념도 일상 대화의 주제가 됐다.2021년 말 통계청의 ‘2020~2070년 장래인구 추계’에선 작년 합계출산율 전망이 0.77명으로 실제치와 비슷했다. 이게 올해는 0.73명, 내년엔 0.70명으로 떨어진다. 그런데 2025년 0.74명으로 돌연 반등한다. 이후 합계출산율은 2031년 1.0명, 2046년 1.21명으로 꾸준히 높아진다. 하지만 합계출산율이 0.7명대까지 내려온 현실에서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싶다. 반등 이유도 궁금해진다.통계청은 코로나 사태로 연기·취소된 결혼이 2022~2023년 일부 증가하면서 혼인율이 올라가고, 출산율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0년대 중·후반 60만 명대로 떨어졌던 한 해 출생아 수가 1991~1995년 다시 70만 명대를 회복했고, 이 세대가 30대에 진입하면서 출산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했다. 하지만 이런 단기적인 요인들이 합계출산율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2070년까지 1.21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일단 혼인율, 혼인 대비 출산율, 기대수명 등 악화일로인 변수들을 40년 장기 전망에 그대로 적용하면 상상조차 어려운 낮은 출산율과 인구 전망치가 나온다. 그래서 장기 전망은 합계출산율이 아닌, 가임기가 끝난 여성들이 실제 낳은 평균 자녀 수를 뜻하는 완결출산율(2021년의 경우 1.5명) 개념을 쓴다. 그런데 이게 항상 합계출산율보다 높게 나오는 특성이 있다. 통계청 합계출산율이 반등 뒤 2046년 1.21명까지 계속 높아지는 것도 이런 단기와 장
“사랑하는 아들아, 너는 고향 프로벤자의 밝은 하늘과 푸른 바다를 다 잊었느냐.”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서 화류계 여인과 사랑에 빠진 아들(알프레도)을 향해 아버지(제르몽)가 부르는 유명 아리아 ‘프로벤자, 네 고향으로’의 한 구절이다. 프로벤자는 푸른 지중해와 따사로운 햇살이 자랑인 프랑스 남동부 프로방스 지역의 이탈리아식 표기다.프로방스는 세잔, 고흐, 고갱, 피카소 등이 살며 그림 그린 곳으로 유명하다. 고흐의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에’, 세잔의 ‘생 빅투아르 산’ 등 명작도 여기에서 탄생했다.그 프로방스에서 태어나 작품활동을 하는 프랑스 화가 다비드 자맹(52)의 작품 150여 점이 한국경제신문 등 주최로 오늘부터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서울 전시공간 ALT.1(알트원)에서 관객을 맞는다. ‘다비드 자맹: 프랑스에서 온 댄디보이’란 이름으로 오는 4월 27일까지 이어진다. “예술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는 자맹의 지론이 마을 광장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야외 음악회 등을 묘사한 그림에서 따뜻하게 전해진다.관람 열기는 벌써 뜨겁다. 개막하기도 전에 자맹전(展) 입장권이 1만5000장 넘게 팔렸다. 인터파크 전시·행사 부문 판매 1위에 계속 올라 있다. 이는 고급문화 콘텐츠에 대한 국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작년 10월 말 개막해 3월 1일까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합스부르크 600년 전’에도 총 22만 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한국 전시산업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1인당 3만달러를 웃도는 국민소득과 글로벌 문화에 대한 인식과
강한 것을 누르고 약한 것을 돕는다는 억강부약(抑强扶弱)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즐겨 쓰는 정치적 세계관이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7조2000억원 규모의 에너지·고물가 지원금을 지급하자”며 “재원 확보를 위해 에너지 기업들의 과도한 불로소득에 횡재세 개념의 부담금 부과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난방비 고충을 겪는 시민들에겐 귀가 번쩍 뜨일 얘기일 수 있지만, ‘대장동으로 횡재한 사람이 누군데…’라며 고개를 갸웃할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이 똑같이 반응했다. 그는 다음날 “국민들은 1조원 가까운 대장동 개발이익을 횡재라 생각한다. 횡재세는 이를 설계한 사람에게 물려야 하고, 그게 바로 이재명 대표”라고 했다. 시민은 외려 기회이익 상실성 의장의 촌평이 나온 날은 이 대표가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특혜 의혹과 관련한 검찰 조사 하루 전이었다. 조사 대비로 바빴을 이 대표가 정신적 여유만 있었다면 아마 이렇게 반박하지 않았을까 싶다. “국민의힘 전신이자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의원들 반대로 대장동 공영개발이 가로막혔고, 중단된 사업을 재추진하기 쉽지 않았다. 그걸 내가 되는 ‘그림’으로 만들었고, 1822억원이란 공익 환수까지 이뤄냈다. 횡재한 것은 내가 아니라 성남시민 아닌가.”이런 상상을 해보는 것은 이 대표가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초지일관 한 말이 있어서다. 바로 자신은 대장동 개발로 사적 이익을 취한 적이 없으며, 가만히 뒀으면 없었을 공익 가치까지 창출했다는 주장이다.하지만 선(先)이자 떼듯이 1822억원의 성남시 확정 이익만 챙기고, 택지개발&midd
“최고경영자(CEO) 연봉을 깎으라”는 글로벌 기업 주주들의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1만 명 이상 직원을 줄이며 구조조정을 하는 마당에 고액 연봉 CEO들도 고통을 분담하라는 것이다. 세계적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는 작년부터 아마존에 경영진 급여 패키지를 일괄 삭감하라고 요구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2021년 총 2억1270만달러(현 환율 기준 약 2640억원)를 받았다.이런 와중에 팀 쿡 애플 CEO가 자신의 올해 연봉을 작년보다 40% 자진 삭감했다는 소식이다. 기본급과 상여금은 작년과 같은 각각 300만달러와 600만달러를 받되, 주식 보상을 4000만달러로 줄여 총 4900만달러(약 606억원)로 책정했다는 것이다. 작년 연봉이 9940만달러(약 1230억원)였기 때문에 40% 삭감한 금액도 엄청나다.쿡의 연봉 자진 삭감은 애플의 실적 악화 때문이다. 애플은 작년 1분기 매출 973억달러, 순이익 250억달러를 기록했으나, 3분기엔 매출이 901억달러, 순이익은 207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4분기 실적 전망은 더 안갯속이다. 코로나 봉쇄와 근로자 반발 등으로 중국 내 세계 최대 아이폰 공장에서 아이폰 생산이 900만 대 넘게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2021년 4분기 주당 2.10달러였던 순이익이 지난해 4분기엔 1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졌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 여파로 작년 1월 주당 182.9달러까지 갔던 주가도 그제 133.4달러로 최고점 대비 27% 하락했다.글로벌 기업 CEO의 연봉은 천문학적 수준이다. 2021년 기준으로 미국 기업 CEO ‘연봉킹’에 오른 인물은 5억5964만달러(약 6945억원)를 받은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 KKR의 조지프 배 공동 CEO였다. 금융회사이긴 하지만, 팻 겔싱어 인텔 CEO(1
올해 코스피지수는 완전히 바닥을 기었다. 연말 지수는 2236.40으로 연초 대비 25.17%나 떨어졌다. G20 국가 중 러시아(-42.46%)를 빼고는 가장 큰 하락률이다. 세계적인 유동성 장세 확대와 개인투자자의 가세로 3300선을 돌파한 지난해 6월의 기세는 온데간데없다. 그 시절과 비교하면 무려 100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으니 고점에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의 시름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코스피 하락률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유난히 두드러졌다. 미국 일본은 10%대 초반 하락률을 기록했고 중국조차 19%에 그쳤다. 우크라이나 전쟁, 원자재값 급등, 미국 중앙은행(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 원화 약세 심화 등 수많은 악재가 겹친 탓이다. 한국 산업의 대들보인 반도체 경기가 글로벌 수요 퇴조로 급랭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9만 전자’를 구가하던 삼성전자 주가는 결국 ‘5만 전자’로 마감하고 말았다. 한때 SK의 자랑이었던 하이닉스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4분기엔 수조원대 적자 전망까지 나온다.내년 주가는 어떻게 될까. 일단 상저하고를 점치는 전망이 많다. 상반기에 미국발 금리 인상이 잦아들면 하반기에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심리가 확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변수가 너무 많다. 중국의 대만 공격과 인접 국가들의 갈등, 여차하면 핵을 사용하겠다는 러시아의 호전성, 중동지역 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돌출 행동 가능성 중에 하나라도 터지면 지구촌 경제는 또 한 번의 거센 충격에 휩싸일 터다.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는다고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지도 불투명하다. 특히 한국은 부동산금융 불안이 여전하고 가계부채 뇌관도 살아 있다.‘유럽의 워런 버핏’이
1990년 겨울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유학 중이던 A교수는 가족과 함께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있는 스키장을 찾았다. 워싱턴DC에서 공부하던 지인 가족과 스키장에서 만나기로 한 것. 그는 산세가 험한 웨스트버지니아라고 해도 스키리조트를 가는 길은 안전할 줄 알았다. 그러나 눈보라가 치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낡은 세단 차량은 경사길을 제대로 올라가지 못했다. 전진도 후진도 어려웠고,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었다. 자동차 연료와 배터리를 걱정하는 순간, 그는 ‘조난’이란 단어를 떠올렸다. 먼저 도착한 지인의 SUV 차량이 자신을 찾으러 와주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다.광활한 미국 대륙에선 잠깐의 눈보라도 순식간에 생명을 위협한다. 케이블TV에서 온종일 날씨 예보를 하고,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스톰(storm)’이라며 미국인들이 호들갑을 떠는 이유다. 태풍을 겪어본 한국 사람들도 거대한 고목과 전신주가 도로를 가로질러 쓰러지고 길가 목조주택이 파괴된 장면을 보면 입을 다물 수 없다.스톰은 허리케인부터 토네이도(회오리돌풍), 더스트스톰(모래폭풍), 스노스톰(눈폭풍)까지 다양하다. 45년 만의 최악이라는 이번 미국 겨울 폭풍은 강풍에 폭설, 체감 영하 50도까지 떨어진 혹한이 겹친 블리자드(blizzard)급이다. 그 위력은 2004년 개봉한 영화 ‘투모로우’를 연상시켰다. 원인부터가 그랬다. 영화는 기후 변화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 바닷물 수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전 세계에 빙하시대가 닥친다는 설정이었다. 현실에선 북극의 영하 50~60도 한랭기류가 남하하면서 ‘폭탄 사이클론’이란 저기압 폭풍을 만든 게 기폭제가 됐다.이번 폭풍으로 뉴욕주 나이아가라 폭포
칠레는 먼 나라다. 직항편은 없고 비행시간만 24시간 걸린다. ‘유럽의 형제국’이란 터키보다 훨씬 멀다. 그런 물리적 거리를 2004년 발효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좁혔다. 가성비 높은 칠레산 와인과 수산물이 국민 일상을 파고들며 친근감을 키웠다.두 나라는 고도의 경제 발전과 선거를 통한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모범국가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 출발은 군사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대통령과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칠레 대통령의 집권 기간이 겹치는 1970년대부터였다. 피노체트는 박 대통령의 조국 근대화, 산업 진흥책을 모델로 삼았다. 미국 유학 박사들로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을 설립한 박 대통령처럼 피노체트도 미국 시카고대에서 유학한 칠레 출신 경제학자들을 등용해 자유시장경제 체제의 초석을 다졌다. 양국의 도로교통 규정, 신호등 체계 등이 비슷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칠레의 작년 1인당 국민소득(GDP)은 1만6500달러이며, 현재 남미에서 둘뿐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다.최근 칠레 정치권은 급진좌파와 우파의 격돌, 작년 젊은 좌파 대통령 가브리엘 보리치(36)의 당선으로 남미 핑크타이드(좌파 물결)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그런 나라의 하원이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작년 칠레 총선에서 뽑힌 하원의원 155명 가운데 중도좌파 37명, 급진좌파가 42명이나 포진하고 있다. 쉽지 않은 대북 규탄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133명 참석에 132명 찬성이란 압도적 지지로 결의문을 의결했다. 이를 주도한 토마스 라고마르시노 의원은 “모두의 안정을 위협하는 상황에 방관
11일 뒤면 일몰을 맞는 두 제도가 있다. 하나는 3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에게 주 8시간 추가 연장근로를 허용한 근로기준법 조항이고, 다른 하나는 컨테이너·시멘트 운수종사자의 과로·과속·과적을 줄여 이들의 안전을 도모한다는 화물차운수사업법상 안전운임제다. 추가 연장근로는 근로자, 안전운임은 개인사업자 문제여서 다르긴 하다. 하지만 모두 일하는 시간, 일하는 사람의 건강과 관련된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자칫 상반될 수 있는 입장을 취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30인 미만도 '일 줄이라'작년 7월 5인 미만을 제외한 전 사업장으로 확대된 주 52시간 근로제는 5~29인 영세 사업장에 한해 올해 말까지 ‘주 8시간 추가 연장근로’라는 예외가 허용됐다. 하지만 중소기업 인력 부족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 제도마저 폐지되면 “대책이 안 선다”는 기업이 4분의 3에 달한다. 근로시간 감소로 벌이가 줄어들 근로자들도 난감하다. 중기 단체들은 600만 명의 근로자 생계가 걸렸다고 한다.거제도 조선소 인력이 배달기사로 속속 빠져나간 것 같은 일은 이제 흔하다. 치킨가게를 접고 지입차량 택배기사로 전업하고 보니, 장사 걱정 없이 일하는 만큼 벌 수 있어 좋다는 얘기가 주변에서 많이 들린다. 영세기업 근로자들도 이런 식으로 다른 일거리를 찾아나서기 직전이다. 어제 다소 유보적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일몰 연장 법 개정에 반대해 왔다. 주 52시간제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이유에서다. 다급한 영세기업 근로자들에겐 마치 이렇게 들린다. “더 일하지 말고 쉬어라. 건강과 저녁 있는 삶
모로코는 영화 ‘카사블랑카’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배경이 된 곳 정도로 알려져 있다. 아직 ‘모로코가 어떤 나라?’라며 고개를 갸웃할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인구 3700만 명에 국토 면적이 한국의 4배가 넘는다는 사실, 아프리카 1위 관광대국에 최대 수산물 수출국, 세계 4위 올리브오일 생산국이란 사실을 알면 대개 깜짝 놀란다.아프리카 서북부의 모로코는 스페인과 접한 지브롤터 해협을 기준으로 동쪽으로 지중해, 서쪽으론 대서양에 면하고 있다. 로마와 경쟁하던 카르타고의 세력권이었으나, 7세기 이슬람 군대의 모로코 정복 이후론 이슬람교를 받아들였다. 이 세력이 이베리아반도로 건너가 이슬람 국가를 세우기도 했다. 그렇게 형성된 무어인이 셰익스피어 희곡 <오텔로>의 주인공 오텔로이기도 했다. 모로코가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 교류의 중요 통로였던 것이다.1000년 이상 왕국을 유지하던 모로코도 20세기 제국주의 침탈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1912년 프랑스와 스페인의 보호령(식민지)으로 분할지배 당하다가 1956년 프랑스, 1958년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과 20세기 후반 이민·난민 증가로 모로코 사람들은 프랑스 스페인 등지로 많이 진출했다. 2019년 통계로 프랑스 거주 모로코인은 75만 명으로, 전체 프랑스 이민자의 20%를 점했다.아프리카·중동 국가로는 첫 월드컵 4강에 오른 모로코 축구의 성장엔 이런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다. 모로코는 스페인 등 유럽 주요 리그에서 뛰는 선수만 20명에 이른다. 이 중 이민 가정 출신이 14명이다. 이중국적이어서 모로코 대표로 발탁된 사례가 많다. 공격수 자카리아 아부할랄의 아버지는 “아
설탕은 제과·제빵을 포함해 서구식 요리에 필수적인 재료다. 근대화가 시작된 20세기 초반 일본 기업이 평양에 제당공장을 세우긴 했지만, 설탕은 대부분 일본에서 생산한 것을 완제품 형태로 수입했다. 일제시대 국내에 방직업부터 각종 중화학공업에 이르는 산업의 기초가 마련된 것과 딴판이었다.6·25전쟁 이후 국내 설탕 소비가 조금씩 늘기 시작했으나, 역시 전량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가격도 1950년대 초반 근(600g)당 300환으로 비쌌다. 같은 무게 소고기 값의 2배 수준이었다. 사업보국을 경영 이념으로 삼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생필품을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자’며 제조업 진출 분야로 제당업을 잡았다.이 회장은 1953년 8월 항구에서 멀지 않은 부산 전포동 도심에 제일제당공업주식회사(현 CJ제일제당)를 세웠다. 그로부터 3개월 뒤인 11월 5일, 6300㎏의 설탕가루가 처음으로 쏟아졌다. 나중에 ‘백설표’란 브랜드가 붙여진 첫 국산 설탕이었다. 한국의 산업 근대화를 알린 첫 제조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1953년 0%였던 설탕 자급률은 불과 3년 뒤 93%까지 높아졌다. 제일제당의 설탕 소매가가 근당 100환으로 떨어지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설탕 사용이 일반화했다. 명절 선물로 최고 인기를 누리는 등 사회문화적 변화도 일어났다.CJ제일제당은 이후 밀가루·조미료·사료·식용유·가공식품 등의 생산 비중을 크게 늘렸다. 반면 유지·제당·제분 등 식품소재 비중은 줄었다. 최근에는 핵산·아미노산 등을 생산하는 고부가가치 바이오 분야도 급성장했다. 작년 CJ제일제당 매출 15조7443억원 가운데 식품소재는 11.5%, 바이오는 39.3%에 달
산스크리트어 크샤나(ksana)에서 음을 따온 ‘찰나(刹那)’는 시간의 최소 단위를 나타내는 불교 용어다. 양쪽으로 잡아당겨진 명주실을 칼로 자를 때, 64찰나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찰나가 얼마나 짧고 빠른 시간을 뜻하는지 알 수 있다. ‘인생은 찰나 같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도 노년을 맞은 사람이라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올해 일흔두 살 동갑내기 가수인 조용필과 최백호가 똑같은 ‘찰나’라는 이름의 곡을 최근 내놓아 이목을 끈다. 그 나이가 되면 이런 노래를 부르며 삶의 의미를 반추해보고 싶은 것일까. 우연치고는 공교롭다.두 사람 노래는 모두 찰나를 헛된 시간이 아닌, 지금의 나를 만든 시간으로 긍정 평가한다. 다만, 접근법이 180도 달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최백호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조용필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젊은 날 사랑의 떨림과 설렘을 노래한다. ‘세상에 익숙해지고, 문득 뒤돌아 생각해보면/ 두 번 다시,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날들이여’(최백호), ‘우리가 처음 마주친 순간, 내게 들어온 떨림/ 그때는 뭔지 나는 몰랐어’(조용필)라는 가사들이다.최백호는 곡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피아노와 관현악의 느린 반주로 노래했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낭만에 대하여’ ‘영일만 친구’ 등의 히트곡으로 ‘낭만가객’이란 별명을 얻은 음악세계가 그대로 담겼다. 반면 조용필은 신나는 비트와 리듬의 크로스오버를 선보였다. ‘창밖의 여자’에서 최근의 ‘바운스’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실험해온 ‘가왕’의 개성이 그대로 묻어난다.올해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이달 들어 15일까지 8.1% 오르며 주요 9개국 통화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주요국 통화 중 가장 많이 떨어졌다가, 금세 달러당 1300원대 초반으로 올라선 복원력이 놀랍다. 하지만 원화 약세가 기조적 흐름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한국 수출 경쟁력 약화 등으로 수출 감소와 무역 적자가 구조화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만약 재정적자 위험 신호까지 깜빡인다면 원화 환율이 언제 1500원 선을 위협할지 모를 일이다. 금융 불안 키울 재정 문제재정건전성 악화는 경제를 서서히 병들게 할 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금융 불안정도 초래할 중대 문제다. 마침 세계 각국은 코로나로 풀린 유동성을 거둬들이고 재정적자를 줄이는 공통 과제에 직면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재정준칙으로의 회귀’를 주문했다. 한국 정부 부채에 대해선 선진 35개국 중 다섯 번째로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럼에도 우리 국회는 ‘딴나라 국회’ 같다. 내년 예산안에서 방만한 구석은 없는지 현미경을 들이대도 모자랄 판에 거꾸로 증액 요구에 매달리고 있다. 기초연금 인상과 남는 쌀 의무매입 등을 주장하는 야당만 그런 게 아니다. 여당도 연말 소득공제 100만원 지원, 안심전환대출 요건 완화 등 예산 늘릴 궁리를 한다.공교롭게도 국회엔 지난 9월 국민의힘이 발의한 재정준칙안(국가재정법 개정안)이 올라 있다. 그런데 두 달 가까이 논의가 시작되지 않고 있다. 정부 세제개편안을 더불어민주당이 ‘부자 감세’라며 반대하는 과정에서 기획재정위 소위원회가 꾸려지지 않은 게 직접적 이유다. 하지만 ‘지금은 돈을
피벗(pivot)은 동사로는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다’란 뜻이 있다. 운동경기에선 한 발을 축으로 삼아 방향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농구에서 워킹 반칙을 당하지 않으려면 피벗을 해야 한다. 야구에선 2루에서 주자를 잡은 야수가 1루로 송구해 더블플레이를 완성하는 기술이다. 국제전략 분야에서도 쓰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 미국 외교·군사정책의 중심축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옮긴 것을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라고 불렀다.요즘은 이 용어가 금융가에서도 회자된다. 2018년 2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에 취임한 제롬 파월은 이후 1년간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며 긴축정책을 펴다 금리 인하로 급선회했다. 당시 연 2.25~2.50%였던 기준금리를 코로나 발발 등을 이유로 세 분기 만에 0~0.25%의 제로금리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그래서 ‘파월 피벗’(파월의 입장 선회)이란 말이 생겼다.금융완화 기조를 긴축으로 바꿔도 피벗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실제론 그렇게 부르지 않았다. 폴 볼커 Fed 의장이 오일쇼크로 솟구친 물가를 잡겠다며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4%포인트 끌어올린 때는 1979년 10월 6일 토요일 저녁이었다. 얼마나 충격적이었으면 ‘토요일 밤의 학살’이란 별칭이 붙었다. 1994년 앨런 그린스펀 Fed 의장이 1년간 기준금리를 3%포인트 끌어올렸을 땐, 채권 가격이 속락해 ‘채권시장 대학살’로 기억됐다.Fed는 2일(현지시간)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0.75%포인트 올려 금리 상단이 연 4.0%에 이르렀다. 일단 파월 의장은 "내년 최종금리는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혀 시장을 뒤흔들었다. 그럼에도 경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환자로 보이는 미국 퇴역군인의 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PTSD는 죽음을 초래할 정도로 충격적인 사고를 경험한 뒤, 반복해서 사고를 떠올리는 등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것을 뜻한다.이라크전 참전용사로 알려진 이 사람은 상가 주차장을 전투 현장, 자기 손을 권총으로 여기고 차량을 엄폐물 삼아 전투를 벌이는 망상에 빠져 있었다. 긴급구조팀이 “작전 끝났다, 수색도 마쳤다”고 얘기하고 나서야 그는 겨우 경계를 풀고 정신을 차렸다.미국의 이라크전쟁 영웅인 네이비실 저격수 출신이 PTSD를 겪는 한 퇴역군인의 총탄에 희생된 사건도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에 담겨 PTSD가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줬다. PTSD가 2차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국내에선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의 생존자인 이선민 씨가 작년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란 책을 펴내 PTSD의 고통을 알렸다. 이 작가는 당시 건물 잔해와 파편으로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됐다. 이후 불을 켜면 사고 기억이 자꾸 떠올라 사고 뒤 10년간 집에서 불을 꺼놓고 지냈다고 한다. 그는 무기력, 대인관계 기피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자해에 극단적 선택까지 했다고 털어놨다.PTSD의 원인은 전쟁 외에도 생활 주변 안전사고부터 자연재해와 천재지변까지 다양하다. 일생에 한 번 이상 이런 정신적 외상 사건에 노출되는 사람이 인구의 절반은 된다고 한다. 과거 성수대교 붕괴, 대구 지하철 참사, 세월호 침몰 등 유독 재난 상황이 많았던 한국엔 아직도 고통받는 PTSD 환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지난 주말 서울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이들은 물론 의료진·경
“이렇게 저항이 심한 감사는 재임 중 처음이다.” 2020년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최재형 당시 감사원장(현 국민의힘 의원)이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를 둘러싼 감사와 관련해 밝힌 소회다. 그로부터 닷새 뒤, 감사원은 월성 1호기를 계속 가동할 경우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조기폐쇄가 타당했느냐는 판단은 유보했다. 책임자인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해서도 검찰 고발이 아니라 공직채용 제한 불이익을 주는 데 그쳤다. 사건 은폐를 위해 관련 자료를 삭제한 공무원 2명만 징계를 요구했다. 피감기관과 친여 감사위원 등의 저항이 얼마나 심했으면 그랬을까 싶었다. 감사원 독립성 해친 민주당최 전 원장이 정치 참여를 위해 임기를 6개월 남겨둔 작년 6월 사퇴하자,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그의 독립적 직무수행 노력을 깡그리 무시했다. 문 대통령은 “감사원장 임기를 보장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최 원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고 했다. 자신의 정부가 최 전 원장을 옴짝달싹 못하게 해 놓고는, 최 전 원장이 임기를 마치지 않았다며 책임을 돌린 ‘유체이탈 화법’의 전형이다.이런 기억이 아직도 선명한데, 서해 공무원 피살 등 문제를 감사한 감사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정치보복용 감사,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한다. 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가. 여당일 때 궁지에 몰리면 감사원 감사에 극렬 저항해 ‘식물 원장’을 만들어 버리고, 야당이 되니 이번엔 감사원 권한을 줄이는 입법을 169석 거대 의석으로 밀어붙이겠다고 한다.신정훈 등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감
미국의 자동차산업은 한때 미국인들에게 자부심의 원천이었다. 2019년 개봉 영화 ‘포드 v 페라리’엔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장면이 많다. 영화는 레이싱 무대에선 후발주자였던 포드가 1966년 이탈리아 페라리를 꺾고 르망이란 레이싱 대회에서 극적으로 우승한 실화를 그렸다. 당시 회장이었던 헨리 포드 2세의 대사가 인상 깊다. “포드가 전쟁을 치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닐세.” 포드가 2차대전에서 탱크를 만들어 연합군 승리를 이끌었다는 자부심이 스크린을 뚫고 나올 기세였다.백인 중심 미국 사회의 쇠락을 다룬 2009년작 ‘그랜토리노’는 다른 관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주인공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1972년산 포드차 그랜토리노를 36년째 소유한 포드 은퇴자다. 빠르게 변하는 세태와 타협하지 않는 보수적인 미국 전통세대를 대변한다. 하지만 자식에게 기대지 않고 꼬장꼬장한 모습을 지켜가는 데엔 경제적 안정도 있었을 것이다. 포드 퇴직자의 복지 시스템이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2000년대 중반까지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노동자 천국이나 마찬가지였다. 포드 GM 등은 퇴직자와 그 가족의 의료보험까지 부담했다. 이 때문에 당시 미국의 자동차 생산비용은 도요타에 비해 대당 1000달러 이상 높았다. 여기에 한국 일본 독일 등의 수입차 공세까지 겹쳐 포드는 2006년 127억달러 적자라는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결국 미국자동차노조(UAW)는 2007년 이후 3년간 기본급을 동결하고, 퇴직자 의료보험은 별도 기금을 만들어 운용하기로 사측과 합의했다. 노조는 파업 포기를 선언했다.퇴직 후에도 과다 복지를 제공하는 사례는 한국 자동차 회사 기아에도 있다. 기아 노사는 기
작년 11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소행성의 지구 충돌을 막는 실험을 한다며 우주선 다트(DART)를 발사했을 때 논란이 적지 않았다. 발생 확률이 지극히 낮은 소행성의 지구 충돌 가능성에 3억3000만달러(약 4700억원)의 예산을 쓰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미국에서 일었다.하지만 지난 26일 NASA가 충돌 직전까지의 장면을 생중계하고 실험 성공을 공식 발표하자, 이런 의구심은 눈 녹듯 사라지고 있다. 지난 10개월간 1100만㎞를 비행한 다트가 시속 2만4000㎞의 맹렬한 속도로 지름 163m에 불과한 소행성 디모르포스를 적중시켰다는 사실부터가 놀라웠을 것이다.NASA의 임무는 로켓 발사와 행성 탐사, 천체망원경 프로젝트에 국한되지 않는다. 태양풍을 비롯한 태양 활동과 우주 날씨, 지구의 생성·기원 파악, 운성·소행성 운행에 대한 경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우주인의 활동을 지원하다 보니 다루는 과학기술 분야도 미국 벨연구소만큼 광범위하다. 여기서 나온 NASA의 원천기술로 위성전화, 풍력발전시스템, 뇌 모니터링 센서 등이 탄생했다.본업인 우주계획에선 2017년 시작한 달 착륙 프로젝트 ‘아르테미스’가 가장 중요하다. 1972년 아폴로 17호가 달에 착륙한 이후 50년 만인 올해 NASA는 무인 달 왕복에 나설 ‘아르테미스 1호’ 임무를 시작한다. 앞서 두 차례 발사가 연기됐지만, 다음달 재발사에 나설 전망이다. 2025년께 여성을 포함한 우주비행사 4명이 달에 착륙하는 ‘아르테미스 3호’까지 성공시키는 게 목표다. NASA는 이를 위해 달궤도 우주정거장을 건설해 우주개발의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이후엔 화성 유인탐사 계획도 세우고 있다.문제는 빠듯한 예산이다. 작년 한 해 233
정부가 사상 최대인 45만t 규모로 쌀을 시장격리(정부 매입 및 보관)하겠다고 지난 25일 발표했다. 이는 작년 쌀 생산량의 12% 물량이어서 1년 전에 비해 25%까지 폭락한 쌀값(산지 20㎏에 4만725원)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쌀이 남아돌면 정부가 의무적으로 시장격리하도록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명분을 잃게 됐다. 하지만 민주당은 입장에 변화가 없다. 쌀을 생산하는 만큼 다 사주는 식이면 쌀 과잉생산이 해결될 리 없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안건조정위로 넘어간 이 법안이 어떻게 처리될지 여전히 우려스럽다. 쌀생산 되레 늘린 직불금 개편물론 단발성 시장격리 조치로는 구조화된 쌀 과잉생산을 해소하기 어렵다. 2008~2020년 쌀 생산은 4.7% 감소했는데 쌀 소비는 같은 기간 11.8%로 더 급속히 줄어들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평년 기준 20만t씩의 쌀 공급과잉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벼 재배를 줄이고, 쌀 소비를 촉진하는 대책이 절실하다. 그런 대책이 선다면 남는 쌀을 의무 매입하자는 포퓰리즘적 요구가 설 땅도 없어진다. 문제는 정부가 그만한 정책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이런 의구심은 정부가 2020년 도입한 공익기능증진 직접지불금(공익직불금) 사업에서 확인되고 있다. 직불금은 농산물 수매 등으로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대신, 농가의 소득 안정을 위해 직접 돈을 주는 정책이다. 공익직불금 이전엔 9개 농업 직불금이 산재해 있었다. 당시엔 밭작물 직불금을 쌀의 43% 정도만 주는 등 차등을 뒀다. 문재인 정부는 쌀 이외 작물 재배를 유도한다며 2019년 근거법까지 제정해 공익지불금으로 사업을 개편했다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의 소용돌이 속에서 신음하는 사이, 한반도 주변의 강대국들이 전쟁까지 불사한다는 거친 설전을 주고받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군이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며 대만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경우 주한미군 개입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 한국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분위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뜻대로 흐르지 않자 자국 예비군에 동원령을 내리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북한은 미국 항공모함의 부산 입항에 시위하듯, 25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다섯 번째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북한·중국·러시아 3국이 거의 동맹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동아시아 안보가 총체적 위기로 치닫는 형국이다. 중국 정치 권위자이자 국제전략 전문가인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당장 내일 대만해협에서 군사충돌이 일어나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한반도 주변 열강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작년 5월 한 학술대회에 참석한 학자들끼리 ‘스트롱맨 3명’(푸틴, 시진핑, 김정은)이 이상한 짓을 벌이면 어쩌냐’고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대만 군사 도발, 북한의 핵 선제 공격 위협까지 터져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대만 이슈는 중국엔 조국통일 문제입니다. 필요하면 무력 사용도 개의치 않는다는 게 중국 입장입니다. 미국 외교 역사상 최대 위기라고 할 만합니다.”▷당초 미·중 패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다음달 16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통해 집권 3기를 열 것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는 장쩌민과 후진타오 때까지 이어져온 10년 주기 권력승계 규범을 깨는 것이다.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국 공산당 정책이 10년 주기로 조금씩 바뀌어오던 전통이 사라지고, 공산당 주도의 기존 강경정책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경제제도에 국가와 당의 개입이 늘고, 사상과 언론 통제, ‘강경한 중국’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아직은 집단지도체제 모양새를 띠고 있는 중국 권력체제가 ‘시 주석 1인 지배’로 변모할지도 관심을 끈다. 그 신호는 공산당 중앙위원회 주석직이 부활하느냐에서 엿볼 수 있다. 현재 시진핑의 공식 직함은 공산당 총서기, 국가 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다. 당 총서기에서 당 주석으로 지위가 승격되면 과거 마오쩌둥 당 주석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다음으로 시 주석에게 당내 최후의사결정권이 부여될지도 주목된다. 이 권한까지 갖게 되면 시 주석의 1인 지배체제가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이런 지배력 강화에도 위험요소는 적지 않다고 조 교수는 지적했다. 중국의 홍콩 민주주의 탄압과 대만 도발 과정에서 세계의 반중 정서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헤게모니가 약화할 것이란 시진핑의 정세 인식이 과연 맞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이 생겨나고 있다. 조 교수는 정도 이상으로 강화한 중국의 외교정책도 문제라고 지적했다.일대일로 투자에 2조달러를 투입하면서도 중국 내 연해·내륙의 불균등 발전, 소수민족이 못사는 환경 등의 내치 문제는 뒷전으로 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서거와 그의 맏아들 찰스 3세의 즉위로 세계인의 관심이 온통 영국으로 모아지고 있다.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나라들로 이뤄진 영연방 국가가 많게는 56개국에 이르고, 70년 만의 왕위 승계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참에 군주제를 폐지하고 공화국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영국 국왕을 국가원수로 삼고 있는 카리브해 섬나라 앤티가 바부다가 벌써 공화국 전환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한다.영국 왕정의 전통이 한 번도 끊기지 않은 것은 아니다. 찰스 1세를 처형시킨 올리버 크롬웰이 1653년부터 5년간 공화정을 이끌었다. 이후 곧바로 왕정이 복고됐지만, 왕권의 지속적인 의회 이양을 통해 영국 국왕은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영국 왕은 명목상 국가원수이자 군 총사령관, 행정부 및 사법부 수장이고, 다수당 대표에 대한 총리 임명권 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내각의 권고에 따른다.왕가의 서열은 왕위계승법에 따라 의회가 정한다. 2011년 이후 출생한 사람은 성별과 관계없이 출생순서로 서열을 매긴다. 찰스 3세의 지난 10일 즉위로 다음 서열은 맏아들인 윌리엄 왕세자, 조지 왕세손(윌리엄 왕세자의 장남), 샬럿 공주, 루이 왕자(차남), 해리 왕자 순이다. 왕실은 195억달러(약 27조원) 규모 왕실 자산의 운용수익 중 일부를 왕실교부금 명목으로 받아 운영된다.올해로 74세인 찰스 3세는 왕세자가 된 지 64년 만에 왕위에 올랐다. 왕위 승계가 늦어지면서 바로 윌리엄 왕세손으로 왕위가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올 정도로 국민적 신망이 높지 않았다. 오랜 연인 관계였던 커밀라 파커
인도 최고 명문인 인도공과대학(IIT)에 들어가려면 평균 200 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IIT에 떨어진 학생들이 미국 MIT로 유학간다는 얘기가 우스갯소리만은 아닌 것이다. 여기를 졸업하고 아이비리그 등 미국 유명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게 인도 학생과 부모들의 바람이다. 글로벌 기업의 많은 인도계 최고경영자(CEO)들도 이런 코스를 밟았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IBM의 아르빈드 크리슈나, 트위터의 파라그 아그라왈 CEO 등이다.비단 IIT가 아니더라도 인도에서 공부하고 미국 대학을 나온 인도계 CEO들이 글로벌 기업을 속속 장악해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티아 나델라), 어도비(샨타누 나라옌), 마이크론테크놀로지(산자이 메흐로트라) 등 빅테크 CEO는 인도계가 거의 싹쓸이했다. 2000년대 중반 인드라 누이가 펩시코 CEO를 지낸 이후, 지금은 제약업체 노바티스와 샤넬 CEO, 마스터카드 회장 등으로 진출 분야도 넓혔다.여기에 스타벅스가 영국 생활용품업체 레킷벤키저 CEO인 락스만 나라심한을 차기 CEO에 선임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코로나 충격과 이후 인플레이션에 따른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스타벅스가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인도계 CEO를 선택한 것이다. 스타벅스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21% 줄었다. 해외 최대 시장인 중국 내 매출이 같은 기간 44% 감소해 위기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나라심한은 인도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미국 와튼스쿨을 졸업하고 맥킨지, 펩시 등을 거치며 소비재·유통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인물이다.이렇듯 세계 최고 기업들에서 인도계가 약진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영어 구사 능력을 바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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