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투자에 거침이 없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55억달러를 들여 전기차 및 배터리셀 공장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와 별도로 2025년까지 50억달러를 추가 투자해 미국 기업과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어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환담한 뒤 가진 기자브리핑에서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액은 기존 74억달러 규모에서 105억달러(약 13조원)로 늘었다.

현대차 미국 전기차 공장은 2005년 앨라배마공장 완공 이후 20년 만에 이뤄지는 대규모 투자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모빌리티산업 전환기에 전기차를 앞세워 미국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선언이다. 국내 부품업체의 동반 진출은 물론 국내 전기차 생태계 성장의 선순환도 기대해볼 수 있다. 정 회장도 “미래 모빌리티 비전 달성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대차의 대미 투자는 타이밍을 놓치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도 묻어난다. 미국의 ‘바이 아메리칸 정책’에 따라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현지에서 앞다퉈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들어갔다. 제너럴모터스(GM)는 디트로이트 햄트랙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바꿨고, 전기차 배터리 공장도 짓고 있다. 폭스바겐은 북미 전기차 개발 및 생산에 7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미국에서 차량용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다른 미래 기술에 ‘통 큰’ 투자를 하기로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기차와 로보틱스 도심항공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이 시너지를 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전에도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설립, 인도네시아 배터리 합작공장 등 미래 먹거리에 투자해왔다. 자동차산업은 고용 유발효과가 다른 산업보다 크다. 현대차·기아의 협력업체만 5000개가 넘는다. 현대차의 글로벌 공격 투자가 결실을 맺어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으로 자리 잡고 반도체에 이은 한·미 경제안보 동맹의 또 다른 핵심축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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