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부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혹은 일반 조직의 장이 주재하는 회의에 이르기까지 ‘의사봉’을 세 번 두드리는 참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동양에서는 숫자 ‘3’이 ‘튼튼하다, 안전하다, 완벽하다’는 의미로 사용되며 완성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봉을 첫 번째 내리치는 의미는 합의·결정된 사항이 선포됐음을 뜻하고, 두 번째는 선포한 사항에 잘못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두 번의 기회를 제공했음에도 이의가 없으므로 본 의결에 승복함을 맹세하는 뜻이다. 여기서 의결의 의미는 첫째 하늘(天)에 고하고, 둘째 땅(地)에 고하고, 셋째 백성(人)에게 고할 정도로 이 의결이 완벽하다는 것을 상징한다. 결국 모든 회의는 회의 주재자의 방망이 소리로 시작해 방망이 소리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의사봉을 세 번째 내리칠 때엔 신중을 기하라는 의미다. 그러나 요즘 의장의 의사봉은 너무 빠른 속도로 ‘탕! 탕! 탕!’ 두드리는 게 일반화돼 있다.

천(天), 지(地), 인(人)의 유래는 ‘삼국지’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소는 출정하기 전에 먼저 다리가 셋인 제기용 솥에다 향을 피우고 단도를 하늘 높이 쳐들어 자신의 손가락에 문질러 흐르는 피를 세 개의 잔에 나눠 떨어뜨렸다. 그렇게 천신(天神), 지신(地神), 조상신(祖上神)에게 잔을 올려 고하고 출정한데서 전해서 내려온다.

각종 회의를 주재하는 의장들이 의사봉을 세 번 치는 이 원리를 알면 함부로 의결한 것에 대해 의사봉을 세 번 두드릴 수 없다. 모든 회의를 주재하는 의장은 의사봉을 세 번 두드리는 참된 이유를 알고, 신중하게 의결해 제대로 된 법안을 잘 만들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는 국회의원이 되길 바란다.

박상도 <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