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입출금이 자유롭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나오는 ‘네이버통장’을 내놓기로 했다. 100만원까지는 최대 연 3% 이자를 지급하는 데다 네이버페이 이용 시 추가 적립 혜택도 주는 상품이다. 국내 1위 포털 서비스를 운영하는 네이버가 본격적인 금융업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금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겉으로는 “은행의 파킹통장과 차이가 없다”고 하지만 네이버페이와의 연동을 통한 적립 혜택 등을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네이버 결제 소비자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도 신경이 쓰이기는 마찬가지다. 네이버가 온라인 상거래를 주도하는 강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네이버통장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촉진제가 될 수 있어서다. 네이버로서는 금융과 온라인 상거래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디지털 전환 흐름을 보면 인터넷서비스, 금융업 그리고 유통업 간 벽이 무너지는 것은 필연적인 현상이다. 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와 손잡은 것도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의 융합이 가져온 핀테크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ICT와 유통의 융합을 통한 온라인 유통의 급성장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핀테크뿐 아니라 온라인 유통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규제를 마저 푼다면 새로운 진입자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혁신 시도가 더욱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금융 및 유통회사에 대한 규제도 과감히 혁파해야 한다. 칸막이식 진입규제는 물론이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차별적 규제도 손질해 동등하고 자유로운 경쟁 환경을 조성해 보자는 얘기다. 그리되면 ICT업체의 금융·유통서비스 진출처럼 금융회사의 ICT·유통서비스 진출과 유통업체의 금융·ICT서비스 진출도 활발해질 것이다. 디지털 전환은 기술을 넘어 시장에서 창출되는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완성된다. 혁신성장을 하려면 업종 간 벽을 허무는 경쟁이 확산될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