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심상치 않은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팔자" 행진
MSCI 비중 조정은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이와 관련된 것이라면 사실 큰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증시 주변에는 워낙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 이유를 쉽게 예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가 유예됐지만 향후 전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중 무역협상 전개 결과와 홍콩인권법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 여부도 큰 변수다.
부진을 면치 못하는 기업실적도 걸림돌이다. 3분기 상장사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1.3% 줄어 네 분기 연속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한 데다 무디스는 내년 한국 기업 전 업종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주 발표되는 10월 산업생산이나 한국은행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 결과에 따라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좀 더 이어질 수도 있다.
증시는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와중에 한·미 방위비 협상, 주한미군 문제 등 안보 이슈까지 계속 불거진다면 외국인들은 한국에 계속 투자할 이유를 찾기 어렵게 될 것이다. 외국인들이 올 들어 최장기간 연속 매도를 한 것은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19일까지로, 13거래일 동안 2조377억원어치를 팔았다. 당시 주가는 4.8% 떨어졌다. 지소미아 유예 등으로 이번주 증시는 반짝 반등할 수도 있다. 단기적인 시장 움직임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무엇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한국을 외면하게 하는지부터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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