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이번엔 '경기 하강' 공식 선언할까
경제 정책은 경기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한다. 경기가 하강 국면에 있다면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을 내놔야 하고, 경기가 상승 국면에 있다면 과열 양상으로 흐르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경기가 계속 부진한데도 정치적 이유에서 애써 이를 부인하거나, 여전히 경기 회복이 요원한데도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우긴다면 그만큼 적절한 경기 대응은 어려워진다.

그런 점에서 오는 20일 열리는 국가통계위원회는 여러모로 주목받는다. 정부가 경기 하강을 공식 선언하는 자리다. 국가통계위는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의장으로, 30명의 민관 경제 전문가가 모여 경기순환기의 기준 순환일을 설정한다. 앞서 2016년 6월 국가통계위 전체회의에서는 2013년 3월을 경기 저점으로 설정했다. 과거 특정 시점을 경기 저점으로 설정했다는 것은 ‘그 이후 경기가 상승 국면에 있다’는 의미가 된다.
[월요전망대] 이번엔 '경기 하강' 공식 선언할까
20일 회의에선 반대로 과거 특정 시점을 경기 정점으로 정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현재로서는 2017년 9월께가 유력한 경기 고점으로 거론된다. 이 안건이 확정되면 한국 경기는 2년째 ‘하강 국면에 있다’는 점을 국가가 인정하는 게 된다.

이미 지난해를 기점으로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고 소비가 주춤해지는 등 경기 하강 우려가 커졌지만 정부는 잇단 노동 편향적 정책과 기업 규제를 펼치면서 ‘엇박자’ 정책 논란이 적지 않았다. 정부와 학계 일각에서는 경기 하강 국면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많았다. 지난 6월에도 경기 하강 여부를 정하기 위해 통계위가 열렸지만 이 같은 이유에서 한 차례 보류됐다. 이번 회의에서 경기 하강이 공식화되면 경기 판단을 둘러싼 논란이 줄고 정부 경기 대응 정책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에는 정부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는 모든 절차를 마치고 관보 게재만 남았다. 그동안 한국은 미국, 일본 등 주요 교역국 29개국을 ‘가’ 지역으로 분류해 전략물자 수출 시 신청서류나 심사 기간 간소화 등 우대 조치를 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가의 1’ ‘가의 2’로 나누고 ‘가’ 지역에 포함됐던 일본을 ‘가의 2’로 분류한다. 사실상 일본을 수출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조치다. 관보에 게재되면 즉시 발효된다.

기재부는 20일 최근경제동향(그린북) 9월호를 발간한다. 정부는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으로 최근 한국 경제가 ‘부진’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2005년 3월 그린북을 처음 발표한 뒤 최장기간 부진 진단을 이어간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시간으로 19일 새벽 발표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0일 개최된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 의사록을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당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2명의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왔다. 한은은 10월이나 11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의사록을 보면 언제 금리를 인하할지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