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CEO의 엔드게임은 '고객경험관리'
최강 슈퍼 히어로들이 패했다. 가족도, 친구도, 희망도 없는 칠흑 속에서 히어로들은 절망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섰다. 의지를 모으니 한 줄기 빛이 보였다. 그렇게 이들은 사선에 다시 올라 마지막 결전을 치른다. 곧 개봉될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줄거리다. 어벤져스는 매순간 고뇌하고, 헌신하며, 방향을 정하고, 쉴드(빌런에 맞서는 조직)를 이끈다. 영화 예고편을 보며, 최고경영자(CEO)들을 떠올렸다. 늘 새로운 역경을 타개하기 위해 고뇌해야 하기 때문이다.

CEO로부터 요즘 자주 듣는 고민이 있다. 디지털 혁신이다. 혁신을 하려면 고객을 이해해야 한다. 쉽지는 않다. 고객 마음은 늘 변화한다. 천차만별이기까지 하다. 브랜드와 고객의 접점은 점점 파편화되고 있다. 부서 간 장벽도 문제다. 마케팅과 영업이 동일한 고객을 상대해도 서로 갖고 있는 정보가 다르다. 디지털 혁신의 어려움은 여기서 비롯된다.

그래서 떠오르는 개념이 고객경험관리(CXM)다.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넘어 기업과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최상의 경험’을 얻고자 하는 고객에게 일관되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고객경험관리다. 이 때문에 전사적 관점에서 진행돼야 한다. B2B, B2C를 넘어 모든 이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B2E(everyone)’로 진화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성공적인 고객경험관리를 위해서는 세 가지를 지켜야 한다. 먼저 ‘개인화’다. 고객과 만나는 접점마다 최적의 시기에 맥락에 맞는 메시지와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선 콘텐츠의 개인화가 관건이다. 고객 행동 데이터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이나 머신러닝에 투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둘째는 ‘일관성’이다.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모든 고객 접점에 걸쳐 일관된 경험을 제공해야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선 고객 정보는 통합되고, 디지털·마케팅 자산 관리는 자동화돼야 한다. 마지막은 ‘측정’이다.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했다면, 구매 전환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 평가해야 한다.

CEO들이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치러야 할 엔드게임은 고객경험관리다. 말로만 고객 중심을 외칠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내 고객은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며, 어느 채널에서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지 살펴야 한다. 경험의 시대에, 마지막 결전의 무대는 고객경험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