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라장터 엑스포, 해외조달시장 진출 교두보
요즘 젊은 세대가 자주 쓰는 단어 중 하나가 ‘잇템(it tem)’이다. 잇(it)과 아이템(item)의 합성어인 이 표현은 ‘꼭 있어야 하거나, 갖고 싶어하는 아이템’을 의미한다. 이런 표현이 생겨난 것은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마케팅 전략인 동시에 기능, 디자인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혁신을 시도한 제품이 많이 등장한 것에 기인한다.

글로벌 경쟁이 일반화된 지금, 혁신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다. 샤오미라는 회사 이름은 설립 초기 자주 먹었던 좁쌀죽에서 비롯됐을 정도로 사업 초반엔 어려움을 겪었으나 온라인 유통, 마케팅 전략 등 지속적인 혁신 노력을 통해 보조배터리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공기청정기, 청소기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공공조달에서도 혁신은 매우 중요하다. 우수 조달기업의 많은 혁신제품이 공공에 납품되고 있는데, 이런 제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다. 올해로 20회를 맞이하는 나라장터 엑스포는 국내 최대 공공조달 박람회다. 올해 행사는 24~2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다.

나라장터 엑스포의 중요 역할 중 하나는 우수 조달기업의 해외 조달시장 진출 지원이다. 국내 조달시장은 중소기업의 수주 비율이 80%로 포화상태에 이른 반면 9조50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해외 조달시장은 아직까지 블루오션이다. 다만 기술력은 높지만 대외 인지도가 부족한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조달시장 진출이 쉽지 않다. 나라장터 엑스포는 이들 중소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 바이어 상담회와 해외 조달시장 설명회를 열고 있다. 이번 바이어 상담회는 미국, 중국 등 30여 개국에서 100여 명의 바이어가 참여하는 최대 규모로 열린다. 특히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등 신남방 지역에서 다수의 바이어가 참석할 예정이다.

수출상담회는 조달청의 해외 조달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력 바이어를 초청하고 조달청이 인증한 우수 조달기업과 1 대 1 상담을 하기 때문에 성과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례로 에코전기온돌 제품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은 지난해 12월 공공조달 수출상담회에서 만난 미국 조달바이어와 지속적으로 접촉해 이번 나라장터 엑스포에서 약 30만달러의 수출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나라장터 엑스포 외에도 혁신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에 또 하나의 희소식이 있다. 오는 5월 파견 예정인 유엔 조달시장 개척단이다. 유엔 조달시장은 20조원 규모로 공정성과 대금 지급의 안정성 등 장점이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조달청과 외교부의 협업으로 이뤄지는 이번 개척단 파견은 정보기술(IT), 보안, 방산(防産) 등 국내 혁신기업이 강점을 지닌 분야 위주로 추진될 예정이다. 올 상반기 유엔 조달시장 현황, 성공 및 실패 사례, 진출 전략 등을 담은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유엔 조달시장에 관한 각종 정보, 실시간 입찰 정보, 정부 지원사업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유엔 조달시장 원스톱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 기업 제품은 기술력과 품질 측면에서 우수한 것이 많다. 그러나 해외 조달시장에서 눈길을 끌려면 단순히 기능적 기술성·혁신성을 넘어 정부 차원의 지원을 통한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다. 앞으로도 나라장터 엑스포를 비롯한 다양한 정책을 통해 우수 제품이 해외 조달시장에서 ‘잇템’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