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全) 산업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 우리 경제의 성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 산업의 연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금융위기 이전(2001~2007년) 4.2%에서 이후(2011~2015년) 2.1%로 떨어졌다. 제조업이 7.9%에서 2.2%로 크게 떨어진 가운데 서비스업도 2.5%에서 2.3%로 낮아졌다. 특히 주력 수출산업이 포진한 고위기술, 중고위기술 분야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뚝 떨어진 점은 우려를 더하게 한다.

이러다 보니 선진국과의 노동생산성 격차도 좀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 노동생산성(시간당)이 87달러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51달러였다. 서비스업의 경우는 더 벌어져 미국(60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2달러에 그쳤다. 눈길을 끄는 건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가 총요소생산성이 낮아진 데 따른 것이란 한은의 진단이다. 이는 구조적·제도적 문제로 혁신이 지체되면서 노동과 자본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각종 규제가 신산업 출현을 가로막으면서 자본이 그쪽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있고, 고용 경직성과 호봉제 중심의 후진적 임금체계가 노동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현실을 보면 수긍이 가고도 남는다.

답답한 것은 정부가 추락하는 노동생산성을 반전시킬 방법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지부진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규제 혁신에 더해 아예 거꾸로 가고 있는 노동시장 구조 개혁이 그렇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는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를 폐기한 데 이어, 그 대안으로 제시했던 직무급제 도입마저 사실상 포기한 마당이다.

예상보다 빠른 저출산·고령화까지 감안할 때 지금처럼 노동생산성 추락을 방치하면 머지않아 우리 경제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게 뻔하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과감한 규제 혁신과 함께 고용 경직성 완화, 고용형태 다양화, 생산성에 기반한 직무·성과급 중심 임금체계 확산 쪽으로 방향을 확 틀어야 할 것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