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지난 2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시작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해빙무드를 맞고 있다. 일본 총리가 국제회의 참석을 제외하고 중국을 공식 방문한 것은 7년 만이다. 아베 총리는 “일본과 중국 관계는 경쟁에서 협조라는 새로운 단계로 움직이고 있다”며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중·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합의한 내용을 보면 두 나라가 신(新)밀월 시대를 맞았다고 할 만하다.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갈등으로 2013년 종료된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그 규모가 3조엔(약 30조5000억원)으로 2013년 종료 때에 비해 약 10배 커졌다. 양국 경제인 1000여 명이 모여 제3국 인프라 시장 공략에 힘을 합친다는 내용을 담은 50건 이상의 합의서를 만든 것도 주목된다. 동중국해 가스 개발 등 많은 합의 사항이 나왔다. 지난 6년간 영토 문제 등으로 등을 돌렸던 두 나라가 미국 통상 압박에 직면하자 국익을 위한 ‘실리외교’에 나섰다는 분석이 많다.

이런 양국의 움직임은 한·일 관계와 대비된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2015년 2월 종료된 뒤 협정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없다.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에 따라 출범한 화해치유재단 존폐 등 과거사 문제를 두고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관계에서 감정보다 국익이 우선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다. 미국의 통상 압력에 대처하는 데도 협력할 여지가 있을 것이다.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도 양국 협조는 필수적이다. 언제까지 과거사에 갇혀 미래의 공동번영을 발목 잡혀선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