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2021년까지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Amazon GO)’ 매장 3000곳을 출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0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매장 수 3000개는 현재 미국 편의점업계 3위인 ‘스피드웨이’가 보유한 매장 수보다 많다.

아마존 고는 2016년 말 미국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처음 선보인 뒤 2년가량의 시험 운영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영업을 확장 중이다. 지난달 시애틀에 2호점을 연 데 이어 이달 17일 시카고에 3호점을 열었다. 아마존은 올해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에 10여 개 매장을 추가로 내고 내년에는 주요 도시에 50여 개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아마존 고의 가장 큰 특징은 물건을 사려고 계산대 앞에 줄을 설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상품을 들고 나오기만 하면 자동으로 사전에 등록된 신용·체크카드로 물건값이 결제된다. 스마트폰에 앱(응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은 뒤 입구에 QR코드를 찍고 매장에 들어서면 수백 대 센서와 카메라가 자동으로 상품을 인식한다.

미국 내 편의점 매장 수는 15만5000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12만2500개는 교외 주유소에 딸린 소규모 개인 매장이다. 편의점업계 매출은 연간 2330억달러(2016년 기준)에 달한다. 아마존은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일반 식료품과 잡화뿐만 아니라 샐러드와 샌드위치 등 질 좋은 간편식품을 판매해 수익률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소매유통업계 진출을 본격화하자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체인뿐만 아니라 서브웨이 맥도날드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체인까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카고트리뷴 등 지역언론은 “계산원이 없는 아마존 고 매장이 증가할수록 첨단기술에 따른 일자리 감소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에선 90만 명가량이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에서 일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