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등 잇단 악재에 '이용자 수·성장률 둔화' 우려 증폭
월가 "사생활 보호 장치 도입되면 광고 수입 악영향 가중될 것"


페이스북에 최악의 하루였다.

가짜 뉴스 파문과 개인 정보 유출 스캔들이 이용자 수 증가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25일(현지시간) 장 마감 직후 발표된 2분기(4∼6월) 실적을 통해 확인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24%까지 폭락했다.

시가 총액으로 보면 무려 1천500억달러(약 168조원)가 날아간 것으로 헝가리의 국내 총생산과 맞먹는 액수다.

이날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불과 두 시간 만에 겪은 추락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20% 안팎으로 낙폭이 줄어들었지만, 만약 26일 정규 거래에서 이런 수준의 낙폭이 유지된다면 창사 이후 최악의 주가 하락을 기록할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이날 실적 발표에서 매출은 42% 증가한 132억3천만달러, 순이익은 31%가 늘어난 51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성장우려에 주가 24% 폭락… 시총 168조원 증발
다른 기업이라면 반색해야 할 훌륭한 실적이지만 사업의 핵심과 미래 전망을 들여다보면 달갑지 않은 결과다.

먼저 매출이 월가 예상치인 134억달러를 하회했다.

특히 일일 이용자 수는 인도네시아,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14억7천만 명을 기록했지만, 이마저도 애널리스트 예측치인 13%에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유럽 이용자 수는 전 분기보다 300만 명가량 감소한 2억7천900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활동 이용자 수는 22억3천만 명이었다.

더구나 데이비드 위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투자자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핵심인 페이스북 플랫폼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3·4분기에는 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리 숫자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매출 전망은 어두운데 비용은 증가하고 있다.

2분기 총비용은 7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페이스북은 플랫폼 게시물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하기 위해 들어간 비용 증가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악성 게시물 등 콘텐츠 감시 관리를 위해 올해 말까지 2만 명의 모니터 요원을 신규 채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페이스북 직원은 3만275명으로 지난해 이후 47%가 증가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킬 책임이 있다"면서 "앞으로 보안과 사생활 문제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 증가와 매출 하락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의 보안 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는 얘기다.

월가에서는 페이스북이 준비중인 새로운 보안 규정이 적용되면 이용자들이 광고를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돼 광고 수입과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유럽의 일반정보보호규정(온라인 데이터 사용시 이용자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것)은 페이스북의 이용자 수 감소와 광고 매출 저하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분석했다.
페이스북, 성장우려에 주가 24% 폭락… 시총 168조원 증발
뉴욕타임스(NYT)는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등 잘못된 정보의 주요 배포자인 것이 드러났고, 최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파문으로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폭로되면서 저커버그 CEO가 의회에 출석해 사과까지 했던 페이스북이지만 지난 2년간 방탄조끼를 입은 것처럼 건재했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실적 결과는 여러 악재가 쌓이면서 페이스북도 상처를 입기 시작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주가 폭락으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자산은 168억달러(약 19조 원)가 증발했으며, 그는 부자 순위 3위에서 6위로 밀려나게 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