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주사' 없이 땀으로만 혈당 측정…'당뇨패치'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땀으로 혈당을 측정하고 때에 따라 약물을 주입하는 피부에 붙이는 당뇨 진단 및 치료용 패치(사진)를 개발했다. 기존에 개발된 패치보다 혈당을 더 정확히 측정하고 채혈과 주사를 맞는 고통을 줄일 수 있어 시장 전망이 밝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대형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과 이현재 IBS 연구원은 소량의 땀만으로 혈당을 측정하고 동시에 혈당 수치에 따라 단계별로 약물을 주입하는 패치를 개발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당뇨병은 혈액 속에 포도당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대사성 질환이다. 국내에만 환자가 350만명에 이르고, 혈관과 신경계를 망가뜨려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는 성인병이다. 아직 치료법이 없어 환자들은 주기적으로 혈당을 확인하고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연구진은 지난해에도 피부에 쉽게 붙였다 뗐다 할 수 있으며 적은 양의 땀으로 혈당 수치를 확인하고 약물을 주입하는 패치를 개발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가습기 수증기 한 방울의 5분의 1 수준인 1마이크로리터(μL) 땀으로도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연구진은 또 패치에 피부 각질층을 뚫고 약물을 주입하는 700~8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작은 바늘을 붙이고 온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작동하는 약물 나노입자를 넣었다. 후천성인 2형 당뇨병에 걸리게 한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당뇨 수치에 따라 6단계로 혈당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운동하면서 혈당을 측정하는 패치형 외에 일회용 막대형 센서도 개발했다. 김대형 연구위원은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전자 피부나 패치 형태의 다양한 질병과 바이오 센서 시스템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어드밴시스 3월9일자에 실렸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