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jung@sam-woo.co.kr 기업하는 사람으로 늘 가슴에 담고 있는 생각은 조직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하는 점이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역시 사람으로 귀결된다. 기업이나 나라 경제가 잘 되려면 자본이나 기술,그리고 동원 가능한 각종 자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결집해 운용할 사람의 역량이 앞서지 못하면 결과가 신통할 리 없다. 한국에 있어서 이 점은 더욱 분명하다. 부존자원이 적고 국토의 1인당 가용면적이 좁은 나라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람뿐이다.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명운이 걸려 있는 것이다. '疑人不用 用人不疑(의인불용 용인불의)'. 기업이 사람을 쓸 때 결코 잊을 수 없는 경구다. 이 말은 중국의 사서(史書)중 하나인 송사(宋史)에서 나온 것으로,믿지 못할 사람은 쓰지 말 것이며 일단 쓴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는 뜻이다. 구태여 이 말을 내세우는 것은 우리 사회에는 이 경구에 거슬리는 일들이 허다하고 이것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나라의 정책을 세우는 일부 관리자가 자주 바뀌고 기업 임원들의 재직기간도 다른 선진국들 보다 훨씬 짧다. 회사원들의 이직률도 높다. 이런 현상은 믿음으로 뭉쳐야 할 조직이 불신으로 금가고 있는 현상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역사의 종언'이란 책으로 유명한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다음 책인 'Trust(신뢰)'에서 믿음이라는 사회적 자본이 앞으로 국가의 흥망성쇠를 가름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 미국이나 일본 독일 등에 비해 한국은 믿음이란 사회적 연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했다. 종교 대국이라는 한국이 정작 사회적 결속을 가능케 하는 믿음은 부족하고 혈연 학연 지연 등만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외국의 한 연구 결과는 사람들의 협력적 행동은 처벌이라는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천래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몽둥이보다 당근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본능에 가까운 협동심을 어떻게 활성화시키느냐가 기업이나 국가의 성쇠와 직결된다. 채용 시즌이 다가왔다. 학벌이나 성적,용모 등도 무시할 바는 아니지만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를 가려내는 것이야말로 채용의 중요 포인트다. 믿고 맡기는 풍토조성이 기업은 물론 나라의 살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