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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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최근 급등한 것이 증시의 반등의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990년부터 지난 26일까지 VIX가 하루 30% 이상 급등한 날은 총 42번 있었다. 이중 28번(68%)은 3개월이 지난 시점에 S&P500지수가 하락폭을 만회하고 평균 4.1%의 수익을 냈다. 6개월 뒤 평균 수익률은 8.8%, 1년 뒤는 15.8%였다. VIX 급등 후 6개월~1년 안에 수익을 낼 확률은 75~80%로 집계됐다.

지난 26일 VIX가 28.6까지 치솟은 것도 반등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한 이날 VIX는 전날(18.6) 대비 54% 급등했다. 유진투자증권은 “VIX가 하루 30% 이상 오른 것은 흔하지 않다”며 “28.6이라는 수치도 VIX지수를 산출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상위 90%에 해당할 정도로 높다”고 강조했다.

1년이 지나서까지 미국 증시가 회복하지 못했던 적은 천재지변의 사태가 발생했던 해 말고는 없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 있었던 1990년 7월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8년 9~10월은 VIX 급등 후에도 증시가 하락세를 지속했다. 작년 3월 코로나19가 처음 터졌을 때도 S&P500지수가 추가로 20~30% 하락했다.

미국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할 때는 경기 침체가 동반되는데, 아직은 침체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5%까지 하락하면서 긴축보다는 성장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다. 유진투자증권은 “오미크론 변이가 경기 회복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면, 주식의 상승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