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인플레 2023년까지 갈 것"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과 통화 완화 정책이 유발한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이 2023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 19일 발간한 ‘퍼펙트 글로벌 인플레이션 스톰: 통화 확장 정책, 공급망 혼란과 겹치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등 주요국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내년 또는 2023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재정 확장 정책에 공급망 혼란까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퍼펙트 스톰(초대형 태풍)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게 IIF의 분석이다.

미국 등 선진국 물가는 이미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올랐다. 독일과 영국도 4.5%와 4.2%씩 상승했다. 신흥 경제국들의 평균 물가상승률은 9.1%로 1995년 이후 가장 높았다.

물가를 들썩이게 하는 첫 번째 요인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다. 지난달 북해산 원유인 브렌트유와 북미 지역 천연가스 가격은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친 점도 인플레이션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다. IIF가 2019년 말부터 올해 10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통화량(M2 기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미국, 캐나다 등 통화량이 늘어난 국가일수록 물가상승률도 높았다.

원자재 공급 부족도 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 백신 원액을 담는 데 유리가 사용되면서 유리병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IIF는 “에너지 가격이 물가에 반영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것”이라며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올릴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