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주식 투자자와 해외로 눈을 돌린 원정 투자자 간 수익률 격차가 두 배 이상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 우량주 장기 투자,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분산투자 등 교과서적 투자도 수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핫한 테마에 올라탄 일부 국내 투자자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단타 위주의 투자는 평균적으로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24일 한국경제신문이 미래에셋증권 고객 101만 명(보유 잔액 1000만원 이상)의 올해(10월 말 기준)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해외 주식 투자자는 평균 23.94%의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식 수익률은 10.29%에 그쳤다. ETF 수익률도 해외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국내 ETF 평균 수익률은 2.29%인 데 비해 해외는 19.86%에 달했다. 연초 이후 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와 달리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수익률에 영향을 줬다. 국내 대장주 삼성전자와 미국 시가총액 1위 애플 두 종목의 올해 주가 변동률은 각각 -7.65%, 21.64%였다.

‘서학개미’ 모두가 높은 수익을 올린 것은 아니다. 단타 위주로 매매를 빈번하게 한 투자자(자산 1000만~3000만원)는 같은 기간 30억원 이상 투자자의 수익률(25.85%)을 크게 밑도는 10.10%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국내 주식에 투자해 고수익을 올린 고액 자산가는 공모주 투자에 적극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코스피지수 상승률(3.38%)을 크게 웃도는 42.71%의 수익을 국내 주식에서 거뒀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고객자산전략팀장은 “성별, 자산군별로 포트폴리오에 같은 종목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빈번한 거래가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성장성이 높은 해외 우량주를 선별하거나 개인투자자에게 적합한 ETF를 택한 투자자가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