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REUTERS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REUTERS
"미국인들은 전기자동차를 사는 게 아니다. 테슬라를 구입하는 것이다."

테슬라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1000달러를 돌파한 다음 날인 26일(현지시간) CNBC는 이런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판매 비중이 압도적이라면서다.

하지만 CNBC는 곧이어 '영원한 1위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CNBC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이 테슬라와 경쟁하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며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등이 향후 10년간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지위는 아직까지 견고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판매 비중은 79%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는 60%선을 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IHS마킷은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은 56%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2025년엔 20%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LMC오토모티브는 2025년 GM이 테슬라를 제치고 미국 최대 전기차 판매업체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이클 피스케 IHS마킷 이사는 "테슬라가 제대로 된 제품을 유일하게 갖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놀랍지 않다"면서도 "성장하는 시장에선 업종에 관계없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피스케 이사는 그러면서 "자동차 시장에서 활약할 많은 제조업체들의 등장으로 테슬라는 점유율을 잃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 산업이 조명받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 미국 시장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를 포함한 전기차 판매 비중은 올해 4%를 밑돌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그러나 IHS마킷은 미국에서 전기차 비중이 2030년까지 40%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