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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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 업계 1위 서울우유(서울우유협동조합)가 제품값 인상에 나섰다. 지난달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른 가격 반영으로 시차를 두고 관련 제품의 소비자 가격 연쇄 인상이 예상된다.

서울우유, 10월부터 우유 가격 평균 5.4% 인상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다음달 1일부터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5.4% 인상한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우유의 가격 인상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주력 제품인 흰 우유(1L)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약 2500원에서 2700원 전후로 오를 전망이다.

서울우유는 "그간 누적된 부자재 가격, 물류 비용 및 고품질의 우유 공급을 위한 생산비용 증가 등으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며 "8월 원유 가격 인상으로 경영 압박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해 인상 폭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원유 가격은 지난달 1일부터 L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인상된 바 있다. 원윳값 인상은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지난해 7월 결정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1년 유예돼 올해 시행됐다.

업계 릴레이 인상 전망…밀크 인플레이션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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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사업자인 서울우유의 움직임은 유제품 업계 가격 인상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18년에도 서울우유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자 매일유업남양유업이 제품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사실상 가격 인상에 나선 바 있기 때문이다.

타사에서는 가격 인상 시기를 내부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구체적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우유 가격 인상이 유제품을 원료로 하는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 먹거리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밀크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예상된다. 기업 간 거래(B2B)의 경우 일정 기간 정해진 단가로 계약을 맺지만 재계약 시 단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제과·제빵 업계에선 우유뿐 아니라 계란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른 만큼 인상 요인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