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는 발렌시아가의 신상 바지 /사진=발렌시아가 공식 홈페이지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는 발렌시아가의 신상 바지 /사진=발렌시아가 공식 홈페이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가 올 가을을 맞아 내놓은 바지를 둘러싸고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15일(현지시간) BBC와 CNN 등에 따르면 한 틱톡 사용자는 런던에 있는 매장을 방문해 발렌시아가의 바지 '트롬페 로일(Trompe L'Oeil)'을 보고 "바지 안에 남성용 사각팬티가 연결돼 있다"며 "매우 인종차별적인 느낌이 든다"고 지적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이 게시물은 타 SNS 이용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16일 오전 기준 24만3000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한 이용자는 "발렌시아가가 새깅을 고급화했다"며 비꼬기도 했다. 이 바지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1190달러, 한화로는 156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새깅(sagging)'은 주로 1990년대 흑인 힙합 뮤지션들이 즐겨 입었던 패션으로 바지를 엉덩이까지 내려 속옷을 보이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도덕적 문란과 불쾌감이라는 명목하에 해당 스타일을 금지해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

첫 틱톡 게시물 이후 해당 바지가 인종차별을 연상케 한다는 주장이 SNS 상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반면 1990년대 스타일을 디자인한 것일 뿐, 인종차별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틱톡 이용자가 발렌시아가 바지가 인종차별을 떠올리게 한다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사진=틱톡
한 틱톡 이용자가 발렌시아가 바지가 인종차별을 떠올리게 한다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사진=틱톡
논란이 거세지자 발렌시아가는 여러 옷의 천 조각들을 하나로 결합한 패션을 종종 선보여왔다면서 이번에 출시된 디자인엔 트레이닝 복과 결합된 청바지와 티셔츠 위에 겹쳐진 단추 달린 셔츠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발렌시아가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BBC에 따르면 2018년 파리의 한 발렌시아가 매장에서 알제리인 고객들에게 새치기를 당한 중국인 고객이 항의하다 그들에게 폭행을 당했는데, 매장 경호원들이 중국인 고객만 통제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 당시 매장 직원도 중국인 고객에게만 나가줄 것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국에서는 SNS를 통해 '보이콧 발렌시아가 디스크리미네이츠 어게인스트 차이니즈(#BoycottBalenciagaDiscries Against Chinese)'라는 해시태그를 더한 게시물이 확산하며 불매 운동이 벌어졌고, 결국 발렌시아가 측은 공식 웨이보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