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포츠웨어 전문 브랜드 스컬피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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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깅스만 입고 다닌다고? 민망하지 않니?"

약 7~8년 전. 당시 국내에서는 치마 레깅스가 유행했던 시절 A 씨는 미국에 갔다 온 친구가 레깅스만 입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문화적 충격을 받은 A 씨는 "치마 깜빡하고 안 입은 거야?"라고 물었다. 친구는 "미국에서는 남 의식 안 하고 레깅스만 입더라. 입어보니 정말 편해"라고 답했다.

A 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당시 일화를 이렇게 전하면서 "8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 레깅스를 내가 입고 다닌다"라고 전했다.

그는 "트레이닝복을 입을 때는 늘 슬리퍼 차림이었는데 레깅스를 입고부터는 꼭 운동화를 신게 되고 더 긴장감을 느끼게 되더라"라면서 "레깅스에 운동화 차림이다 보니 전보다 더 걷게 되고 자연스럽게 먹는 양도 줄어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8년 전에 "엉덩이와 Y 존이 훤히 드러나는 레깅스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할 거라고 예상이나 했었나"라면서 "지금 레깅스 패션을 이상하게 보는 이들의 시선도 몇 년 후에는 바뀌고 평범한 일상이 될 수도 있다"라고 추측했다.

한편 레깅스 열풍은 어느새 최근 패션 트랜드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레깅스 시장 규모는 2017년 6801억 원에서 지난해 7620억 원으로 12% 성장했다. 올해도 5% 이상 성장해 시장 규모가 8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가 필라테스 등을 할 때만 입는 옷으로 여겨졌던 레깅스는 등산 골프장 수영장 등 스포츠레저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아이템이 됐다.

TPO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여전하지만 몸매가 덜 드러나는 실루엣의 조거팬츠 레깅스, 밑단이 넓은 벨보텀(나팔바지) 레깅스 등으로 더욱 편안한 생활복으로도 탈바꿈하고 있다.

패션 관계자들은 트렌디함에 편안함까지 추구하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가 소비 주요 계층이 된 만큼 레깅스의 인기는 앞으로도 이어지리라 전망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