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시장의 주요 유종인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가 배럴당 60달러 선에 거래됐다. 13개월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가격을 회복했다. 산업용 귀금속 원자재인 백금(플래티넘)은 6년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숫자로 읽는 세상] 산유국 감산·경기회복 기대…WTI, 13개월 만에 60달러 넘었다
지난 15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3월물(3월에 배송되는 물량)은 배럴당 60.83달러에 손바뀜했다. 전 거래일 대비 약 2.2% 올랐다. WTI가 60달러를 넘은 것은 작년 1월 둘째주 이후 처음이다. WTI는 지난해 3월 이후 한동안 배럴당 30~40달러 선을 횡보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원유 수요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작년 4월 21일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간 원유 가격 주도권을 놓고 증산 경쟁이 벌어지면서 장중 배럴당 -37달러까지 밀렸다. 국제 주요 유종이 ‘마이너스 가격’에 거래된 최초 사례였다.

WTI 가격은 올 들어 25.3% 뛰었다. 주요 산유국들이 합심해 공급을 줄이고 있는 덕분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속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이달 기준 2018년 10월 대비 하루 평균 712만5000배럴을 감산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 기대감도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최근 상·하원에서 부양안을 예산조정권 대상에 올리는 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의 협조 없이도 1조9000억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안을 시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경기부양책이 시행되면 산업용 원유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NYMEX에서 백금 4월 인도분 선물은 장중 트로이온스(약 31.1g)당 1291달러 선에 거래됐다. 2014년 9월 이후 최고가다. 올 들어 백금 가격은 약 19.6% 올랐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가격이 폭락한 작년 3월 19일 저점(트로이온스당 595.20달러)과 비교하면 116%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백금은 인플레이션 헤지용 투자 수요와 산업 수요가 겹치면서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백금은 귀금속의 일종이고 가격이 많이 오른 금보다 싸기 때문에 금 대안용 안전자산으로 찾는 투자자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한국경제신문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