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우주여행 '꿈을 쏘다'

1992년 국산 첫 인공위성 성공
내년 2월 발사 예정된 누리호
1~3단 로켓 모두 우리 기술로

1년 예산 NASA의 2% 불과
전담 조직도 과장급 부서 2곳
2022년 달 탐사선 발사 목표…갈길 먼 한국 우주개발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가 지난달 30일 유인우주선을 쏘아 올리면서 한국의 우주개발 수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주개발 후진국이었던 한국은 지난 30여 년간 빠르게 관련 기술을 발전시켰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평가된다. 우주개발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는 인공위성과 발사체(로켓) 개발, 두 번째는 이를 활용하는 단계, 세 번째는 달과 화성 등 다른 행성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한국은 두 번째 단계에 와 있다.

인공위성 제작 운용은 수준급

한국 우주개발은 항공우주연구소가 설립된 1980년대부터 시작했다. 우주개발의 서막을 연 것은 ‘우리별 1호’다. 해외 과학자들로부터 전수받은 기술을 토대로 제작한 첫 국산 인공위성 ‘우리별 1호’가 1992년 프랑스에서 발사됐다. 이후 무궁화 1호(1995년), 우리별 3호(1999년), 아리랑 1호(1999년) 등 위성 제작 및 발사가 연달아 이뤄졌다.

한국의 위성 개발 및 운용 능력은 수준급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별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들이 모여 세운 위성제작 전문기업 쎄트렉아이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2월 쏜 천리안 위성 2B호는 세계 최초로 미세먼지 관측 기능을 탑재했다.

위성에 비해 발사체(로켓) 기술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1단 로켓을 러시아로부터 통째로 들여온 나로호(KSLV-1)는 2009년, 2010년 두 번의 발사 실패 후 2013년 처음 성공을 맛봤다. 2018년엔 누리호(KSLV-2) 시험 발사가 이뤄졌다. 내년 2월 첫 발사가 예정된 누리호는 1~3단 로켓 모두 우리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발사체다. 75t급 액체엔진 4개를 묶은 1단, 75t급 액체엔진 1개로 이뤄진 2단, 7t급 액체엔진 1개인 3단으로 구성돼 있다. 약 2조원을 들여 제작한 누리호는 1.5t급 위성을 지구 상공 저궤도(600~800㎞)에 올려놓는 임무를 맡았다. 로켓은 극저온과 초고온을 동시에 컨트롤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누리호에 사용되는 액체엔진은 연료로 케로신, 산화제로 극저온(영하 180도)의 액체산소를 사용한다. 연소할 때는 엔진 온도가 3000도 이상으로 치솟는다.

달 탐사선 2022년 첫 발사 예정

올 하반기부터 2022년까지 인공위성, 달탐사선 등 발사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2015년부터 개발해온 차세대 중형위성 1호는 올해 하반기 러시아 소유스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떠날 예정이다. 위성은 탑재체 종류에 따라 플랫폼 설계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차세대 중형위성 사업은 탑재체 종류에 상관없이 작동할 범용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차세대 중형위성 1호는 태양과 위성 궤도면이 이루는 각이 일정한(특정 지역 촬영 시간이 항상 같은) 태양동기 원궤도의 고도 497㎞에서 4년간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흑백 0.5m, 컬러 2m급 해상도를 갖춘 광학카메라를 장착하고 12㎞ 관측폭을 지녔다.

내년 하반기엔 아리랑 6, 7호 발사도 예정돼 있다. 아리랑 6호는 태양동기 궤도 505㎞에서 한반도 지상 및 해양 관측 임무를 맡는다. 2012년부터 3385억원을 들여 개발했다. 아리랑 7호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지역을 선별해 관측하는 초고해상도 위성이다.

달탐사선(달궤도선) 사업도 하고 있다. 2022년 8~9월께 미국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될 예정이다. 달 주위를 돌며 달 표면 영상 촬영, 지질 자원 탐사, 착륙지 선정, 자기장 연구 등을 수행하는 ‘달의 인공위성’이다.

우주개발 국제협력 확대해야

지난해 우주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세계 우주산업 규모는 3600억달러다. 가장 비중이 큰 위성서비스 분야가 1265억달러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한 반면 지상장비 분야가 1252억달러로 전년보다 54억달러 늘어났다. 스페이스X 등 민간 우주개발업체의 약진 추세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한국이 우주개발 사업에 더욱 가속도를 내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선진국에 비해 적은 예산이 대표적이다. 올해 한국의 우주개발 사업 예산은 6158억원이다. 지난해보다 6%가량 증가했지만, NASA 예산(23억달러)과 비교하면 2%에 불과하다. 일본, 인도에 비해서도 각각 20%, 60% 선에 지나지 않는다.

우주개발 전담 조직이 약하다는 지적도 받는다. 우주개발은 과학기술뿐 아니라 통신, 기상, 환경, 안보 등 여러 부처 조정능력이 필요한 분야다. 고도의 전문성과 함께 천문학적 비용도 요구된다. 그러나 현재 한국 정부 내 우주개발 관련 조직은 ‘과장’급 부서 두 곳에 불과하다. 우주개발 정책 심의의결기구인 국가우주위원회 역시 비상설 회의에 불과해 부처 간 조정능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 부처와 동일한 위상을 갖는 상설 독립법인인 NASA,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유럽우주기구(ESA) 등과 괴리가 크다.

이해성 한국경제신문 IT과학부 기자 ihs@hankyung.com

NIE 포인트

1. 우주개발 과정에서 전자레인지, 정수기, 내비게이션 등 생활기기 관련 기술을 찾아내는 등 우주산업이 첨단과학의 총합인 이유는 왜일까.
2. 주력산업 육성, 사회복지 등 당장 필요한 곳에 투입할 재정을 줄이더라도 미래를 내다보고 우주개발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할까.
3. 화성에 오퍼튜니티 등 탐사로봇이 활동하는 등 로봇의 안전성과 경제성에도 불구하고 유인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데 관심을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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