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번호, 거주지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유출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 해킹, 대부업체의 불법 정보거래 등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일상화되고 있어서다. 개인정보가 도용된 것 같다며 상담을 의뢰하는 건수는 4년 새 세 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숫자로 읽는 세상] 일상화 된 '개인정보 도용'…피해 건수 4년새 3배 늘어
상대방이 보유한 ‘돈이 되는’ 개인정보를 빼돌리려는 것을 넘어, 개인정보를 엄격히 관리해야 할 주체가 직접 범죄에 가담하는 현상도 최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아르바이트 지원자의 이력서에 기재된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을 무단 도용한 서울의 한 편의점 점주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들을 실제 고용하지 않았으면서도 고용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세금을 감면받은 혐의를 받았다. 광주광역시에선 한 고등학교 교사가 졸업한 제자 60여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건도 있었다.

개인정보 범죄 관련 상담과 형사분쟁은 증가 추세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에 따르면 주민등록번호 등 정보도용과 관련한 상담 건수는 2016년 4만8557건에서 지난해 13만4271건으로 늘어났다. 4년 새 2.8배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가 이뤄진 건수도 2857건에서 3998건으로 40% 증가했다. 법조계에선 개인정보 관련 범죄는 대개 경제적 이유로 일어난다고 본다.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타인의 개인정보를 마케팅이나 기타 영업 목적 등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이 2차 가해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인혁 한국경제신문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