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위대 중동 파견…무기사용 가능성 `논란`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일본 정부는 11일 해상자위대를 중동으로 파견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중동에 파견돼 활동할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 2대가 이날 오전 오키나와(沖繩)현 나하(那覇)기지에서 아프리카 지부티를 향해 출발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은 중동에 자위대를 파견한다는 일본 정부의 각의 결정에 따라 전날 P3C 초계기 2대와 호위함 `다카나미`의 중동 파견을 명령했다.

P3C 초계기는 이달 20일부터 현지에서 활동을 시작하며 다카나미는 다음 달 2일 일본 요코스카(橫須賀)기지를 출항해 같은 달 하순 활동에 착수한다.

이번 파견 명령에 따라 자위대원 약 260명이 현지에 새로 투입된다.

P3C 초계기는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를 거점으로 삼아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의 해적 대처 활동과 정보 수집 활동을 병행한다.

상공에서 레이더 등으로 수상한 선박이 있는지 감시하고 수집한 위험 정보를 일본 국토교통성을 통해 일본 해운 회사에 통지한다.

P3C 초계기와 호위함의 활동 해역은 오만해, 아라비아해 북부, 바브엘만데브 해협 동쪽 공해로 한정했다.

일본과 우호 관계인 이란을 배려해 이란과 접한 호르무즈 해협이나 페르시아만을 제외한 것이라고 교도는 전했다.
日자위대 중동 파견…무기사용 가능성 `논란`
활동 기간은 올해 12월 26일까지 약 1년이며 연장이 가능하다.

해상자위대는 방위성설치법에 규정된 `조사·연구` 활동을 근거로 파견되며 일본과 관련된 선박의 안전 확보에 필요한 정보 수집 활동을 한다.

하지만 활동 중에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해 자위대법에 따라 해상경비행동 명령이 발동되는 경우 무기도 사용된다.

다만 무기를 써서 보호할 수 있는 것은 선적국이 일본인 경우로 제한된다.

해상경비행동 과정에서 타국 부대나 선박을 향해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고 이런 행위가 전쟁과 무력행사를 포기한 헌법 9조에 어긋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위헌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사안을 국회의 심의·의결 없이 내각의 결정만으로 추진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적지 않다.

아베 정권이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이름으로 전후 70년가량 이어온 일본 안보 정책의 기조를 바꾸고 헌법 9조 개헌을 추진하는 등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전환을 시도하는 가운데 추진되는 것이라서 아베 내각의 안보 정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진영의 우려가 특히 크다.

앞서 아베 정권은 동맹국이 공격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 무력을 써서 대응할 수 있도록 집단자위권 행사 근거를 법제화했다.

일본변호사협회는 앞서 자위대 중동 파견 결정에 관해 "항구 평화주의나 입헌주의의 취지에 어긋날 우려가 있는데도 국회의 심의조차 충분히 하지 않고 각의만으로 파견을 결정한 것에 반대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는 이번 파견이 방위상의 명령만으로 가능한 방위성설치법 상 조사·연구를 명목으로 이뤄지는 것에 대해 "자위대 활동에 대한 제동장치가 없어지며 헌법으로 국가기관을 제한하는 입헌주의에 어긋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 관련 선박을 지키기 위해 해상경비행동을 하다 타국을 향해 무기를 사용하는 경우 "헌법 9조에 저촉되며 전투행위로 발전할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의 자위대 파견은 지역의 반감을 사 일본의 민간 선박이나 자위대가 무장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될 위험은 없느냐"고 긴박한 정세 속에 이뤄진 해상자위대 파견에 의문을 제기했다.

신문은 작년 12월 각의에서 자위대의 중동 파견을 결정한 후 정세가 크게 변했고 이를 고려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은 이날 나하 기지에서 열린 초계기 출발 행사에서 자위대의 활동이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동 방문을 위한 출발에 앞서 자위대 파견에 관해 "일본 관련 선박의 안전한 항행을 확보하기 위한 정보수집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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