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에도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중심의 체계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수천억원대 상속세 납부와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간섭으로 승계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정재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故) 조양호 회장 총수일가가 가진 한진칼 지분은 28.95%입니다.

조 회장이 17%를 가지고 있고, 조원태 조현아 조현민 3남매가 각각 2.3% 가량을 보유 중입니다.

지난달 대한항공 주주총회를 통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중심의 체제개편이 예고됐던 만큼 3세대 경영체계 전환은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다가오는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 총회에서 조 사장의 본격적인 경영행보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조 회장의 한진칼 주식 상속세만 수천억원에 달해 한진칼 지분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30억원 이상의 주식을 상속받을 경우 50%의 상속세율이 적용되는데 특별관계자에게는 20~30%의 할증이 적용됩니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지분 8.8%를 상속받았던 구광모 LG 회장의 경우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만 9,000억원에 달했습니다.

한진그룹의 경우, 상속세 규모는 2,000억원가량으로 모두 납부할 경우 조 사장 남매가 보유할 수 있는 한진칼 지분은 12~14%에 머물 전망입니다.

문제는 조 회장 부재로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CGI의 경영권 공격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조 회장이 별세한 오늘 KCGI는 한진칼 주식 약 46만9,000주를 추가 매수해 보유지분이 13.47%로 늘었습니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지난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석태수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던 것에 비춰볼 때 다시 경영간섭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뷰> 박주근 / CEO스코어 대표

"한진칼 단점이 뭐냐면 우호 지분이 28.9%밖에 안됩니다. 34% 정도가 안정권인데, 승계과정에서 무조건 조양호 회장 지분을 전부 상속받는데 집중할 겁니다."

실제 경영권 분쟁에 따른 주식매수 가능성이 높아지자 한진칼 주가는 장중 20% 가량 오르기도 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조 회장 타계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한진그룹의 3세대 경영체제가 안착할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정재홍입니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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