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씩 줄서고 자루로 쓸어담고…금강제화 세일 벌써 30년
금강제화 세일은 1987년 시작됐다. 사람들은 명절 때 선물로 받은 금강제화 상품권을 고이 모아 정기세일을 기다렸다. 직장에 취업하거나 졸업·입학한 자녀에게 또는 부모님께 선물했다. 금강제화 상품권은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가장 대중적인 상품권이기도 했다.

세일을 하지 않던 금강제화가 할인 판매를 시작하자 1980년대 후반 전국 매장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온가족 신발을 장만하기 위해 세일 첫날 금강제화 매장 앞에 100명씩 줄을 서서 문 열기를 기다리는 일도 많았다. 처음에 입장한 사람들이 사이즈별로 제품을 자루에 담아 쓸어가는 바람에 매장 셔터를 내리고 제품을 새로 진열한 일도 자주 있었다고 한다.

1987년 당시 TV 광고(사진)를 보면 금강제화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금강의 르느와르 신발을 홍보하는 광고는 TV 채널마다 나왔다. 당시 TV 광고주 순위에서 금강 르느와르가 2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예전엔 은행에서 현금을 찾아 쌀포대에 다발로 담아와서 제품을 쓸어가던 사람도 있었다”며 “클래식 구두는 평생 신을 수 있기 때문에 세일 때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고 회고했다.

금강제화는 이런 세일을 30년째 하고 있다. 요즘은 1년에 세 번 세일한다. 이달에는 오는 9일까지 전국 금강제화, 랜드로바, 브루노말리 매장에서 동시에 한다. 신발과 핸드백, 지갑 등을 최대 30% 할인해 준다. 예전 같은 인기는 아니지만 여전히 매출에 상당히 기여한다. 세일이 없는 달의 2.5배 정도 매출이 나온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전 제품을 할인하는 감사의 달 세일을 연 건 2006년부터다. 세일 때 매장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자 5월 세일을 추가했다.

금강제화는 올해 대통령 선거일인 9일이 감사의 달 세일 마지막날인 데서 착안해 투표 후 매장을 방문하면 1만원을 추가로 할인하는 행사도 연다. 투표도 독려하고 감사의 달 세일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