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살모넬라균과 비브리오균을 활용해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개념의 면역치료법을 개발했다.

보건복지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민정준, 이준행 전남대학교 교수팀이 살모넬라균과 비브리오균의 독성을 줄이고 이들 균이 면역 관련 물질을 만들도록 해 암 치료율을 높이는 신개념 면역치료법을 개발했다고 9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실렸다.

살모넬라균은 암 조직을 만나면 정상 조직을 만났을 때보다 10만 배 많이 증식하는 특징이 있다. 세계 연구진들은 이 같은 세균의 특성을 활용해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민 교수팀은 10년 간 독성이 거의 없는 살모넬라 균주를 만들었다. 2015년에는 이 같은 무독성 살모넬라가 암 조직에서 증식하면 강한 염증작용과 항암 면역작용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이번에 발표한 기술은 유전공학 원리를 활용해 살모넬라균이 또 다른 항암 면역보조물질인 비브리오 균의 플라젤린B(FlaB)를 생산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를 전이성 대장암 등에 걸린 실험용 쥐에게 투입했더니 암이 치료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암 면역치료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시기에 독특한 형태의 새로운 암 면역치료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복지부의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과 미래창조과학부의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