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디젤 게이트’ 여파로 글로벌 3위로 밀려났던 폭스바겐그룹이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1위에 오를 전망이다. 작년 4위였던 르노·닛산그룹은 미쓰비시 인수에 힘입어 3위 등극이 유력하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빅5’ 가운데 4개 업체의 순위가 바뀌는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디젤게이트' 폭스바겐이 세계 판매 1위라고?
12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아우디 등 브랜드가 속한 폭스바겐그룹은 올 10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 늘어난 848만대를 판매했다. 2위 도요타자동차의 판매량은 폭스바겐에 1만대 뒤진 847만대다. 전년 동기 대비 0.6% 늘었다.

르노·닛산은 10월까지 815만대, 제너럴모터스(GM)는 797만대다. 현대·기아자동차는 629만대로 5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도요타 1015만대, GM 995만대, 폭스바겐 993만대, 르노·닛산 852만대, 현대·기아차 801만대 순이었다. 올해 10월까지 추세가 연말까지 유지되면 글로벌 빅5 가운데 4개 업체의 순위가 바뀌게 된다.

도요타는 2007년 937만대를 판매하며 1위에 오른 이후 작년까지 2011년 한 해만 빼고 선두를 달려왔다. 2011년에는 동일본 대지진 때문에 4위(795만대)로 내려갔다.

폭스바겐은 2012년 935만대를 판매해 처음 2위에 올랐고, 2014년에는 도요타와 함께 자동차산업 사상 처음으로 1000만대를 돌파(1014만대)하는 등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지난해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불거지면서 993만대(3위)로 내려갔다.

폭스바겐이 디젤 게이트에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중국에서의 선전이다. 폭스바겐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점유율 약 17%로 1위다. 올해 10월까지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2201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3% 늘어났고, 폭스바겐의 중국 판매량은 10월까지 321만대로 11.3% 증가했다.

중국 정부의 1.6L 이하 차량에 대한 구매세율 인하(10%→5%) 정책이 올해 끝나기 때문에 연말까지 판매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폭스바겐이 도요타와의 경쟁에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폭스바겐은 안방인 유럽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유럽 시장 점유율 23.9%로 1위인 폭스바겐은 올 들어 10월까지 294만대(2.8% 증가)를 판매했다. 도요타는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10월까지 판매량이 200만대로 3.0% 감소했다.

르노·닛산의 3위 달성은 연 120만여대를 판매하는 미쓰비시 인수가 큰 힘이 됐다. 10월까지 르노·닛산의 기존 브랜드인 닛산(452만대), 르노(254만대), 아브토바즈(21만대)의 판매량 합계는 728만대로 GM(797만대)보다 69만대 적다. 하지만 지난 5월 인수한 미쓰비시(87만대) 판매량을 더해 815만대로 3위에 올라갔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