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지엠·르노, 사업전망 악화에 인상 자제
'흑자전환' 쌍용차, 장려금 250만 원 더 지급


국내 완성차 업체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대체로 작년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인상에 합의했다.

올해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고 내년 전망까지 어두운 탓에 임금인상을 최대한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 노사가 전날 임금·단체협상 조인식을 해 완성차 업체 5개사의 올해 임단협 협상이 모두 끝났다.

기아차 노사는 올해 기본급 7만2천원 인상, 성과·격려금 350% + 3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50만원, 주식 34주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임금 협상을 타결했다.

이는 지난해의 기본급 8만5천원 인상, 성과·격려금 400% + 40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55주와 비교하면 줄어든 금액이다.

현대차는 올해 기본급 7만2천원 인상, 성과·격려금 350% + 3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5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에 합의했다.

2015년 기본급 8만5천원 인상, 성과 격려금 400% + 420만원(전통시장 상품권 포함), 주식 20주나 2014년 기본급 9만8천원 인상에 성과 일시금 450% + 870만원 등과 비교하면 적다.

하지만 작년보다 낮은 수준의 합의안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파업과 특근 거부로 현대차 14만2천여대(3조1억원), 기아차 11만3천여대(2조2천억원)의 생산 차질을 감수해야 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6천억원가량의 영업적자에도 기본급 8만3천원 인상, 격려금 650만원, 성과급 400만원 등의 임금협약을 타결했다.

올해에는 14차례 부분 파업으로 1만5천여대의 생산 차질 등 진통을 겪은 끝에 기본급 8만원 인상, 격려금 650만원 지급, 성과급 450만원 지급 등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협상을 끝냈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기본급 3만1천200원 인상, 변동 생산성 격려금(PI) 200%, 이익배분제(PS) 선지급 200만원, 신차 출시 격려금 등 인센티브 800만원에 합의했다.

2015년 합의 내용은 기본급 4만2천300원 인상, 변동 생산성 격려금 400%, 임금 협상 타결 대타협 격려금 700만원 등이다.

연간 실적에 좌우되는 PI·PS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줄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올해 티볼리 인기에 힘입어 14년 만에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한 쌍용차만 유일하게 작년보다 후한 협상 결과를 내놓았다.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5만원 인상, 생산 장려금 400만원 인상, 고용안정을 위한 미래발전 전망 협약 체결 등에 합의했다.

기본급 인상은 작년과 같지만, 생산 장려금 250만원을 더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절대적인 타결 금액은 나머지 완성차 업체보다 작지만, 실적 개선의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쌍용차는 작년 연간 358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1~9월 총 11만1천683대를 판매하며 영업이익 20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교섭의 핵심쟁점인 기본급 인상과 성과·일시금 타결금액을 살펴보면 완성차 모두 최근 경기침체와 자동차시장의 어려움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