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남 JW생명과학 대표 "고부가 수액으로 해외공략…3년 내 매출 두 배"
국내 1위 수액업체인 JW생명과학이 고부가 제품을 내세워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흔히 링거로 불리는 수액(輸液)은 정부가 생산원가를 보전해줄 정도로 수익률이 낮다. 이 회사는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하면서 한 자리에 그치던 영업이익률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렸다.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퀀텀점프를 이루겠다는 비전도 마련했다. 차성남 JW생명과학 대표(사진)는 “국내는 물론 세계 50여개국에 수액을 수출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수액시장 ‘절대강자’

수액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인 수분과 전해질, 당을 공급하는 액체다. 정부는 기초수액을 ‘퇴장 방지 의약품’으로 분류해 생산 원가를 보장해준다.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를 위해 절대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의약품이기 때문이다.

차성남 JW생명과학 대표 "고부가 수액으로 해외공략…3년 내 매출 두 배"
JW생명과학은 수액만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국내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기초수액부터 종합영양수액, 특수수액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기초수액은 음식을 먹기 힘든 환자에게 최소한의 영양분을 공급하는 수액이다. 영양수액은 아미노산, 지질, 단백질, 비타민 등을 함유했다. 주로 영양 상태가 떨어진 환자에게 쓰인다. 혈액량을 높이는 등 특정 목적에 사용되는 특수수액도 생산한다.

JW생명과학은 기초수액(38.4%), 영양수액(36.0%), 종합영양수액(25.6%) 등 제품별로 고르게 매출을 올리고 있다. 차 대표는 “기초수액은 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외부 환경 변화와는 상관없이 꾸준하게 매출이 발생한다”며 “종합영양수액 등 고부가 제품으로 이익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1238억원)이 전년 대비 13% 성장한 것도 프리미엄 제품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7~8%에 머물던 영업이익률은 고부가 제품 비중이 늘어난 덕분에 올 상반기 17.6%로 높아졌다.
JW생명과학 직원들이 충남 당진공장의 수액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JW생명과학 제공
JW생명과학 직원들이 충남 당진공장의 수액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JW생명과학 제공
◆R&D 강화로 제품 차별화

JW생명과학 모태인 중외제약은 1959년 기초수액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2002년 설립된 JW생명과학(옛 (주)중외)은 수액 분야 연구개발(R&D)에 집중했다. 연구원 14명으로 구성된 수액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JW생명과학은 2006년 폴리염화비닐(PVC)을 쓰지 않은 비닐백을 개발했다. 수액 용기의 주 소재이던 PVC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된다는 논란이 일면서다. 이후 전 제품을 PVC가 포함되지 않은 비닐백으로 생산한다.

2007년에는 국내 최초로 3체임버 영양수액(아미노산, 포도당, 지질을 한 용기에 각각 포장해 혼합할 수 있는 수액제)을 개발했다. 이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3년 세계 수액 전문기업 1위 박스터에 기술 수출 성과를 냈다. 계약금 2500만달러와 1000만달러의 추가 보수를 받는 조건이다. 판매량에 따른 로열티도 따로 받는다. 차 대표는 “이르면 2018년 말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제품이 판매될 것”이라며 “충남 당진공장 등에서 제품을 생산해 박스터에 공급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달 말 코스피 상장

JW생명과학은 오는 27일 코스피에 상장한다. 차 대표는 “인구 고령화로 수액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코스피 상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생산성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JW생명과학은 연간 1억2000만개인 당진공장의 생산능력을 1억8000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박스터에 제품 공급이 본격화되면 현재 3% 안팎인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50%로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JW생명과학 매출이 3~4년 내에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한 차 대표는 JW중외제약 생산본부장,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지난해 JW생명과학 대표에 올랐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