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을 `소비`로 갈아끼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전 총재는 2일 한국은행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출과 투자로 성장을 주도하던 엔진은 구시대적 모델이라며 이같이 힘주어 말했습니다.그는 특히 최근 불거진 전기료 문제가 전형적인 구시대적 모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전이 산업용 전기에서 적자를 보고, 가정용에서 이익을 내 대기업 적자분을 보전해주는 행태를 꼬집은 발언입니다. 박 전 총재는 산업용과 가정용이 다같이 원가를 보상하는 방향으로 가야 새로운 성장엔진에 맞다고 설명했습니다.박승 전 총재는 "과거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성장을 주도해 수요는 걱정할 필요가 없이 생산만 하면됐다"며 "그래서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해서 대기업에 투자자금을 대주라고 했었다"고 소개했습니다. 대기업은 성장을 견인하고 가계는 성장의 바람을 빼는 `누출`의 개념으로 여겼다는 것입니다. 박 전 총재는 "하지만 지금의 2%대 성장은 마이너스 수출과 3%대 투자에서 나오고 있다"며 "이제는 수출과 투자로 성장하는 과거 산업화 엔진이 정지돼, 국민소득의 나머지 한 축인 소비로 작동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그는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방법으로 빈부격차 축소, 법인세 인상을 통한 가계소득 지원, 배당 확대, 일본의 사례처럼 가계에 소비쿠폰을 나눠주는 방법 등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가계가 소비를 늘려 성장을 끌고 가자면 소득을 늘려야 하는데 그게 바로 복지"라며, "OECD 34개국 중 꼴찌수준인 복지를 늘려 성장과 복지의 병행정책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한편 박 전 총재는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향후 경제성장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그는 "결혼하는 것이 안하는 것보다 본인에게 유리하고 아이를 안두는 것보다 두는 것이, 그리고 한명 두는 것보다 세명두는 것이 더 이익이 되도록 사회 시스템을 만들면 된다"며 "구체적으로는 결혼 후 출산과 육아, 그리고 교육의 부담을 사회가 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여성들이 직장에서 임신과 출산에 따른 불이익이 경제면·승진면에서 전혀 없도록 해야 하고, 주택문제에 있어서도 정부가 그린벨트에 신혼부부 전용 장기저리 임대주택을 지어서 저소득 신혼부부의 주거 어려움을 제거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박 전 총재는 한국은행의 위상변화와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습니다. 그는 "한국경제가 성숙단계에 들어서 인플레가 수습됐고 과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됐던 실업문제와 양극화문제, 특히 중소상공인 문제, 가계소득문제 등이 중요 이슈가 된만큼 한국은행이 독자적 판단하에 정부와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중앙은행의 목소리를 내고 하는 것은 옳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은행이 해야 할 일이 물가안정뿐아니라 경제성장과 고용, 그리고 넓은 의미에서는 양극화 문제 등 폭넓은 국가 경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 한은이 그렇게 가고 있다고 본다"며 "어느나라든 10~20년 뒤 일은 비교적 가볍게 보고 당장 직효있는 정책만을 추구하지만, 20년뒤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관이 중앙은행인만큼, 앞으로 중앙은행은 금리결정과 가계부채 문제, 그리고 부동산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그러한 중장기적 국민경제의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이날 박승 전 총재는 한국은행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국경제 성장환경 변화와 정책대응"이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을 진행했습니다.이근형기자 lgh04@wowtv.co.kr한국경제TV 핫뉴스ㆍ가수 한혜진, 남편이 선물한 `상상초월` 대저택… 화려한 인테리어 남달라ㆍ갤럭시노트7 폭발 논란에 결국 전량리콜? “환불·교환은 안돼”ㆍ엄태웅 ‘성폭행 혐의’ 조사, 경찰 출석…‘둘째임신’ 윤혜진 언급無ㆍ엄태웅 “마음 고생 심했나?” 경찰 출석으로 활동 ‘적신호’ㆍ12호 태풍 `남테운` 북상, `천둥·번개 동반` 주말까지 많은 비...이동경로는?ⓒ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