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뻗는 국산 원료의약품] '제미글로'로 재미보는 LG생명과학
LG생명과학(대표 정일재)이 개발한 국산 당뇨신약 ‘제미글로’의 기세가 무섭다. 출시 이듬해인 2013년 1분기 9억원이던 제미글로 관련 매출은 올해 1분기 104억원으로 급등했다. 국산 신약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단일제에 이어 복용 순응도를 높인 복합제를 출시한 데다 LG생명과학의 취약한 영업력을 보완해줄 공동판매사로 대웅제약이 합류하면서 판매에 탄력이 붙고 있다는 관측이다. LG생명과학은 현 추세라면 국산 신약 가운데 처음으로 국내 연매출 500억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생명과학은 제미글로 개발에 9년간 470억원을 투입했다. 올 한 해 매출이 전체 개발비 규모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제미글로는 성인 당뇨환자의 혈당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는 의약품으로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첫 국산 당뇨 신약이다. 제미글로는 외산 당뇨 치료제와 달리 한국인을 대상으로 최적의 용량을 상용화해 한국인 당뇨 환자의 효과와 안전성이 기존 치료제보다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시행한 임상 3상시험에서 단독요법으로 52주까지 우수한 혈당 강하 효능을 보였다. 이뿐 아니라 메트포르민만으로 충분한 혈당조절을 할 수 없는 환자에게서도 메트포르민과 병용하는 요법으로 빠르고 지속적인 혈당 강하와 췌장 베타세포 기능 개선 효능을 나타냈다.

LG생명과학은 제미글로의 서방형인 ‘제미메트SR’을 출시한 이후 시장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고 있다. 제미메트 서방정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사노피, 스텐달과 세계 104개국에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인도를 비롯해 10여개국에서 허가를 받았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