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코리아가 지난달 판매사(딜러) 할부금 지원 명목으로 신차 800대를 내부적으로 소화, 4월 급락한 실적을 일부 회복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회복세는 이달부터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는 5월 한달 동안 2,326대를 판매하며 전달 대비 무려 1,542대나 판매가 늘었다. 실적 증가의 배경에는 지난달 판매사 직원들에게 할부금을 일부 지원하는 조건으로 판매한 800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코리아, 내부 지원으로 실적 회복..앞으로는?

폭스바겐코리아는 판매사에게 티구안과 골프, CC 등 3개 차종에 대해 36개월 할부를 제공하며, 일부 기간 할부금을 회사가 지원했다. 800대는 지난달 모두 등록을 마쳤으며 이를 등에 업고 티구안의 경우 전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769대를 기록해 5월 수입차 단일 트림 판매 1위에 올랐다. 4월 58대 판매에 그쳤던 골프(1.4ℓ TSI와 2.0ℓ TDI 합산)는 726대, CC도 82대에서 208대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폭스바겐코리아의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판매가 3,000대 가까이 떨어진 후 일단 내부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차원에서 배정했다는 것. 여기에 필요한 비용은 기존 지급하던 인센티브로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본래 판매사에 지원하던 인센티브를 할부 지원금으로 돌린 것일 뿐 수입사인 폭스바겐코리아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이 없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판매사 내부에서도 이번 신차 배정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는 중이다. 일부 영업사원들은 실적 끼워 맞추기에 급급한 처사라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반면 정비직을 포함한 비영업 직원들은 좋은 조건으로 신차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는 등 상반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폭스바겐의 한 판매사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두고 내부적으로 상반된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지만 현재 폭스바겐이 힘든 시기를 맞이한 만큼 고통 분담차원에서 대체적으로 감수하는 분위기"라며 "신차가 나오는 연말까지 영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입사인 폭스바겐코리아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길 바라는 마음 뿐"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열린 부산모터쇼 프레스데이에서 폭스바겐코리아 토마스 쿨 사장은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디젤사태와 관련한 1:1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관련기사: ▶ [2016 부산]폭스바겐, "디젤 비중 점차 줄이겠다"). 이 자리에서 쿨 사장은 국내 리콜계획과 보상, 향후 제품군 운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폭스바겐코리아의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는 1만62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4,314대)과 비교해 25.7% 감소했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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