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특별한 날에 큰 마음을 먹어야 즐기는 술이란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유통마진을 줄인 저가 와인이 대형마트나 와인도매점을 통해 판매되면서 맥주와 막걸리 같은 대중적인 술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1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가장 많이 판매된 와인(판매수량 기준) 1∼5위에 모두 1만원 미만 제품이 올랐다.

1위인 'G7 카베르네 소비뇽' 제품은 한병(750㎖) 당 6천900원짜리 초저가 와인으로 이 기간 2만병이 판매됐다.

이 제품은 이마트가 와인 대중화를 위해 2009년 신세계 L&B와 손잡고 출시한 칠레 와인이다.

같은 가격대의 'G7 메를로'과 'G7 샤도네이'도 각각 2위, 4위에 올랐다.

매출 3위 제품 '골든버블 모스카토'와 5위 '칸티 모스카토' 역시 각각 8천800원, 9천800원으로 저렴하다.

롯데마트에서도 올해 1∼4월 1만원 이하 와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1% 올랐다.

반면에 1만원 이상 3만원 이하 제품 매출은 9.0% 감소했다.

전체 와인 매출에서 1만원 이하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6.8%에서 올해 51.3%로 절반을 넘어섰다.

저가 와인을 전면에 내세운 와인도매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4월 26일 경기 의왕시에 문을 연 와인도매점 데일리와인 1호점은 개점 이후 40여일만에 1만병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판매된 1만1천177병 가운데 4천900원짜리 와인이 30%를 차지했고, 이를 포함해 1만원 미만 와인은 모두 78%에 달했다.

나머지 20%의 와인도 2만원 미만 제품이다.

데일리와인은 직거래 및 대량발주 시스템을 통해 공급가를 낮추고, 도심 외곽 창고형 콘셉트로 운영해 임대료와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박리다매 판매전략을 통해 4천900원짜리 와인 20여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데일리와인은 저가 와인 인기에 힘입어 1호점 안양판교점에 이어 고양식사점, 김포강화점 등 수도권 3개점과 부산점, 대구점, 세종신도시점 등 광역시 3개점을 추가로 출점할 계획이다.

김희성 데일리와인 대표는 "와인가게 문턱을 쉽게 넘지 못했던 소주와 막걸리 선호 고객도 부담 없는 가격에 매장을 많이 찾고 있다"며 "무조건 비싸야 좋은 와인이 아니며 자신의 취향과 주머니 사정에 맞춰 즐기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gatsb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