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있어 타이어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타이어 상태에 따라 안전은 물론 효율과 성능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그래서 정비의 가장 기본적인 분야로도 꼽힌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펑크가 나도 달릴 수 있는 이른바 런플랫 타이어가 나온 지도 꽤 오래됐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일부 차종에 장착하면서 '안전'을 강조하는 브랜드 이미지에도 일조하고 있다. 그러자 브리지스톤이 런플랫 타이어 브랜드 '드라이브가드'를 통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시승회를 통해 일반 타이어와의 차이, 펑크 시 주행 성능 등을 확인해봤다.

먼저 접한 슬라럼 코스는 같은 차종(닛산 구형 알티마), 다른 타이어의 비교를 통해 핸들링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타이어마다 코스를 2회 주행하는 아주 짧은 시승으로, 좌우 연속으로 요동치는 차체를 어떻게 뒷받침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브리지스톤이 드라이브가드의 라이벌로 지목한 제품은 한국타이어 노블 S2다. 런플랫 타이어는 아니지만 대중적인 일반 타이어란 점이 회사가 밝힌 선정 배경이다. 두 타이어는 빗길에서 대등한 수준의 접지력을 보여줬다. 드라이브가드가 런플랫 타이어임을 감안한다면 선전한 셈이다.

[르포]펑크 난 런플랫 타이어로 서킷 달렸더니

승차감을 엿볼 수 있는 요철 코스 역시 슬라럼의 두 타이어가 비교됐다. 승차감은 통상 런플랫 타이어의 약점으로 꼽힌다. 일반적인 상황보다 공기압이 없는 특수한 경우를 위해 개발된 까닭이다. 하지만 일상에서 그런 순간은 극히 드물다. 때문에 승차감 개선은 타이어 제조사가 런플랫 타이어를 개발할 때 풀어야할 큰 과제이기도 하다. 닛산 신형 알티마에 올라 시속 40㎞의 속도로 4개의 요철을 통과한 결과는 S2가 조금 더 편했다. 유연함과 둔탁함의 차이다. 드라이브가드가 수직강성을 낮춰 승차감을 확보했다고는 하지만 역시 체질의 문제다.

[르포]펑크 난 런플랫 타이어로 서킷 달렸더니

마지막은 손상된 드라이브가드를 장착한 현대차 그랜저로 인제 스피디움 서킷을 주행했다. 런플랫 타이어는 펑크 시 제 성능을 발휘한다. 회사에 따르면 드라이브가드는 타이어 공기압이 없이도 80㎞/h 이하로 달릴 수 있다. 손상이 있어도 일반적인 도심 주행 정도는 어느 정도 가능하단 의미다.

[르포]펑크 난 런플랫 타이어로 서킷 달렸더니

[르포]펑크 난 런플랫 타이어로 서킷 달렸더니

브리지스톤은 현장에서 그랜저에 장착한 드라이브가드의 사이드월을 드릴로 뚫어 공기압을 없앴다. 사이드월은 타이어를 지지하는 측면으로, 손상 시 위험도가 트레드보다 높다. 일반적인 펑크는 트레드에서 발생하지만 타이어의 단단한 구조를 강조하기 위해 사이드월을 파손했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계기판엔 공기압 경고가 적나라하게 표시됐다. 손상된 타이어 쪽이 주저앉은 느낌도 와 닿는다. 주행을 시작하자마자 바람 빠진 타이어에서 소음이 들려온다. 사이드월이 접힌 채 회전하는 소리다. 노면을 적신 비 때문인지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가 없더라도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다. 그러나 승차감, 진동은 일반 타이어와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물론 한계 속도인 80㎞/h 이하에서 이뤄진 주행을 기준으로 한다. 공기압 차이로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부담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조향안정성을 발휘한다. 물론 이 상태로 과격한 주행에 나섰다간 바로 한계에 직면할 것이다.

[르포]펑크 난 런플랫 타이어로 서킷 달렸더니

브리지스톤은 드라이브가드의 강점으로 '가격 대비 성능'을 꼽았다. 기존 런플랫 타이어가 일반보다 두 배 가까운 가격표를 붙인데 반해 드라이브가드는 회사 제품군 대비 20% 정도만이 비싸다는 것. 더불어 16인치부터 19인치에 이르는 보편적인 타이어 구경을 설정한 점도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소라고 말한다.

물론 드라이브가드는 안전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회사는 제품 장착 시 TPMS 적용 차, 펑크 80㎞/h 이하 주행 등을 권장하고 있다. 안전을 위해 제품을 만들었지만 손상을 운전자에게 알릴만한 매개체의 확보와 무리한 주행을 막는 것으로 또 다른 형태의 위험을 막을 수 있어서다.

[르포]펑크 난 런플랫 타이어로 서킷 달렸더니

인제=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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