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텍스에서 어제 그제 이틀간 열린 ‘2016 대한민국 고졸인재 잡콘서트’가 연인원 3만여명이 몰리는 대성황 속에 막을 내렸다. 단체로 참가한 고등학교가 100개를 넘었다. 한경은 교육부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 등과 함께 올해로 5년째 이 행사를 주최했다. 이 행사를 통해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일과 직업을 보는 눈을 새롭게 해주고 산업계에 ‘고졸채용 붐’을 일으킨 것은 보람있는 성과다.

마이스터교, 특성화고, 일반고(종합고 전문반) 학생의 취업률은 2009년 최저점(16.7%) 이후 2015년 46.6%까지 6년 연속 올라갔다. 같은 시기 이들의 대학진학률은 2009년 73.5%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36.6%까지 6년 연속 떨어졌다. 고교에서 익힌 기술로 취업을 하고 경험과 실력을 더 쌓아 나중에 관련 학과에 진학하는 관행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가 특성화고로 끝나선 안 된다. 나라 전체가 명분이 아니라 실용을 중시하는, 그런 사회와 교육으로 일대 변혁이 일어나야 한다. 능률과 실질의 검박한 인재와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처럼 정치와 공론으로 가득찬 ‘가분수형’ 사회는 곤란하다. 허울만 좋은 전인교육이 아니라, 근면하고 부지런한, 그래서 머리보다는 손을 중시하는 기풍이 자라나야 한다. 교육에서 취업까지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일본은 지난해 8월 총리 지시로 직업교육과 과학연구를 강화하는 큰 개혁에 착수했다. 산업현장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숙련공을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에서였다. 일본에 비하면 우리는 여전히 공리공담이다. 반(反)시장주의도 이런 가분수형 풍토에서 자라난다.

독일 철학자 칸트는 “직업 교육이야말로 윤리사회의 원천”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개인은 자신의 생계를 해결할 방도가 없고 사회는 근본도 없이 붕붕 떠다니는 꼴이어서는 미래도 없다. 이틀 동안 일산 킨텍스에는 또래보다 일찍 철이 들어 졸업과 함께 자신만의 일자리를 갖겠다는 고졸 인재들이 넘쳐났다. 이들이 잘나가야 사회도 발전한다.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