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대전' 앞두고 김포공항서 '전초전'
정부가 연내 추가 허용하기로 한 시내 면세점 쟁탈전에 앞서 공항 면세점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 돈이 안 되는 공항 면세점이지만 시내 면세점과 함께 운영하면 규모의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보고 롯데와 신라, 한화 등 주요 업체가 모두 다음달 있을 김포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은 김포공항 면세점 특허 신청 마감일인 다음달 24일까지 특허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현재 김포공항 면세점 운영 사업자인 롯데·신라면세점의 특허는 오는 5월12일 끝난다. 특허청은 특허 만료일 전까지 심의를 거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사실상 최고 임대료를 써내는 사업자가 낙찰받는다.

롯데와 신라는 김포공항에서 연간 각각 700억~800억원의 매출을 올려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에 200억원 이상씩 수수료를 내고 있지만 이번에도 특허를 지키려 애쓰고 있다. 면세 물품을 직접 매입해야 하는 면세점 특성상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가격 협상력이 세지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오는 5월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시내 면세점을 여는 신세계도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와 두산도 김포공항 면세점 경쟁에 뛰어드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두 회사는 신세계가 특허권을 반납한 김해공항 면세점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롯데와 신라도 김해공항 면세점 경쟁에 뛰어들 계획이다. 열띤 분위기를 반영하듯 한국공항공사가 연 공항 면세점 입찰 사업설명회는 성황을 이뤘다. 지난 10일 김해공항 면세점 설명회에 롯데와 신라, 한화, 두산, 패션그룹형지, SM 등이 참가했다. 다음날 서울 공항동 한국공항공사 본사에서 열린 김포공항 면세점 설명회엔 10여개의 업체가 참가했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 한화, 두산 외에도 서울 시내 면세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현대백화점도 모습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김포 및 김해공항 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비해 매출은 많지 않지만 한국 대표 관문의 하나라는 상징성과 홍보 효과 때문에 많은 업체가 탐내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