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이스라엘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1~2위를 독식했다. 이스라엘은 사우디, 요르단과 함께 중동의 3대 자동차 시장 중의 하나라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의 선전이 돋보인다.

10일 이스라엘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아차는 이스라엘에서 3만3천703대(점유율 13.2%)를 판매해 브랜드별 판매순위 1위에 올랐고 현대차는 3만1천250대(12.3%)로 2위였다. 지난해 이스라엘의 신차 판매 대수는 2014년 대비 6.2% 증가한 25만4천495대였으며, 이중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25.5%였다. 이스라엘에서 판매된 차량 4대 중 1대가 현대기아차 제품인 셈이다.

47개 자동차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는 이스라엘에서 현대기아차가 전체의 4분의 1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했다는 것은 이스라엘 자동차 시장을 한국이 사실상 주도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기아차에 이어 도요타(2만9천280대), 마쓰다(1만7천057대), 미쓰비시(1만6천121대) 등 일본 브랜드들이 판매 순위 3~5위에 포진했다.

기아차는 2013년 이스라엘 판매 1위를 차지한 후 2014년 도요타에 수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1년 만에 정상 자리를 되찾음으로써 명실상부한 이스라엘 내 최고 인기 브랜드로서 위상을 확고히 했다. 기아차가 도요타를 제치고 이스라엘 판매 1위를 되찾는 데는 대표적인 경차 모델인 피칸토(국내명 모닝)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피칸토는 지난해 이스라엘에서 총 1만2천699대가 판매돼 도요타의 글로벌 준중형 모델인 코롤라를 누르고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했다.

기아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도 지난해 1만933대가 판매돼 피칸토와 함께 이스라엘 베스트셀링카 판매순위 톱3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이스라엘 시장에서 연간 판매 1만대를 넘긴 모델은 손에 꼽을 정도다. 지난해에는 피칸토, 스포티지, 코롤라 등 3차종이 전부였다. 이 가운데 기아차 모델이 2차종을 차지한 셈이다.

현대차 역시 이스라엘 시장에서 경차급부터 대형 SUV인 싼타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종을 고루 판매하며 선전했다. 지난해 현대차가 판매한 3만1천250대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해외 현지 전략형 소형차인 i10이었다. i10은 지난해 총 7천720대가 판매돼 모닝, 코롤라, 스포티지, 마쯔다3에 이어 차종별 판매 순위 5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스라엘은 연간 자동차 산업수요가 20만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지만 2014년 12.8%에 이어 지난해에도 6.2%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중동의 주요 시장 가운데 한 곳인 이스라엘은 현대·기아차의 새로운 성장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