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익인간 실천의 첫 단계... 관용(寬容)과 포용(包容), 용서(容恕)에는 모두 얼굴 용(容)자가 있다.▲ <사진=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인생은 마치 전쟁과 같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승리는 홍익인간 정신, 즉 나만 살겠다는 것이 아닌,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가겠다는 공동체의식을 가진 사람만이 차지한다는 것이 역사다.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내려놓아야 한다. 내 주장을, 내 잘난 것을 조금은 누그러뜨려야 한다. 그것이 배려(配慮)다. 관용(寬容)과 용서(容恕)가 승리의 방정식이다.전쟁에 필요한 전술전략을 다룬 책을 병법서라고 한다. 그것은 경쟁사회의 전술전략에도 통한다. 바로 손자병법(孫子兵法)이 그렇다.그래서 필자는 민속명절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독자들에게 손자병법을 해설한 책 중의 하나로 『서른에 읽는 손자병법』(평단문화사刊. 2011)을 소개하고 싶다. 그 내용 중에 나오는 초(楚)나라 장왕(莊王. BC613~591)의 고사만 보더라도 큰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장왕은 어느 날 밤, 여러 신하들과 연회를 베풀었다. 취기가 거나할 만큼 연회가 한창 무르익었을 즈음 갑자기 광풍이 불어 켜놓은 촛불이 꺼져버렸다. 그 칠흑같이 어두운 틈을 타 누군가가 장왕의 애첩을 슬쩍 희롱하는 것이었다.놀란 애첩이 이 무뢰한의 관(冠) 끈을 낚아채 떼어내며 큰 소리로 외쳤다."대왕! 어떤 놈이 소첩을 회롱하옵니다. 여기 그놈의 관 끈을 떼어 놓았습니다. 엄벌을 내려 주소서"순간 연회장의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애첩의 비명을 들은 장왕이 영을 내렸다."불을 켜지 마라. 그리고 모든 대신과 장수들은 관 끈을 떼어 내라"왕명에 따라 모든 신하들이 관 끈을 뗀 다음에야 불을 밝혔다. 왕의 기지에 찬 사태 수습으로 성희롱 범인은 사라진 것이다. 관용(寬容)과 용서(容恕)의 아름다운 광경이다. 지도자의 커다란 그릇, 즉 포용력(包容力)을 보여준 그림이다.만일 장왕이 대인이 아닌, 소인배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한국의 술집에서도 간혹 여성파트너 문제로 친구들 간에 주먹다짐을 벌이는 일이 일어나듯이, 모르면 몰라도 `왕의 여자`를 성회롱했다는 죄목으로 한 신하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장왕은 중국 춘추시대 춘추오패(春秋五覇) 중의 한 명이었다. 그렇듯 천하를 도모하고자 한 인물이다. 관 끈 사건이 일어나고 10년 후 장왕은 정(鄭)나라와의 전쟁에 패해 퇴로가 끊겨 죽게 되었는데, 한 장수가 목숨을 걸고 그를 구해냈다.그 장수가 바로 당교(唐狡)였다. 그로 인해 목숨을 구하고 전열을 재정비한 장왕은 당교에게 후한 상을 내리려 했다. 하지만 당교는 이를 사양했다."10년 전 잔치 자리에서 모든 대신들의 관 끈을 끊게 하신 일이 있지 않습니까? 그날 밤 대왕의 애첩을 희롱한 사람이 바로 신입니다. 그때 신을 죽이지 않으셨기 때문에 신은 이번에 목숨을 걸고 싸워 그 은혜에 보답하려고 한 것입니다."이 말을 듣고 장왕이 찬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기이한 일이다. 그때 과인이 촛불을 밝히고 범인을 잡아 다스렸던들, 어찌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아끼지 않는 이런 훌륭한 신하를 둘 수 있었으리요"장왕은 당교를 승전의 일등공신으로 국가문서에 기록하게 했다. 그리고 정(鄭)나라를 평정한 뒤 장차 당교에게 더 높은 벼슬을 줄 작정이었다.하지만 당교는 한 친구 장수에게 이렇게 말했다."나는 왕에게 죽을죄를 지은 사람이다. 그때 왕이 모든 것을 덮어두고 나를 죽이지 않았으므로 그 은혜를 갚은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젠 모든 사실을 밝혔다. 불충의 죄인이 어찌 상을 받을 수 있으리오."그날 밤 당교는 어디론지 종적을 감춰버렸다. 이튿날 장왕은 당교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거듭 탄식하며, "그는 참으로 열사(烈士)로다"고 안타까워했다는 고사다.신하에 대한 용서(容恕)와 무한 신뢰를 보여준 장왕의 관용(寬容), 믿어준 왕에 대한 보은의 의리를 보여준 당교의 충성은 `진정한 사나이`들만이 나타낼 수 있는 인간의 향기다.홍익인간 실천의 첫 단계인 관용(寬容)과 포용(包容), 용서(容恕)의 단어에는 모두 얼굴 용(容)자가 들어간다.`얼굴을 들 수 없게 된 사람`의 얼굴을 들 수 있게 하는 마음가짐을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조금만 상대방의 `얼굴`을 배려한다면 초나라 장왕과 같이 위기의 순간에 목숨도 구할 수 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병신년(丙申年)의 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 인사로 "복 많이 받으세요"할 터인데, 복을 많이 받으려면 우선 상대방의 얼굴을 들 수 있게 하는 아량이 필요하다.그래서 홍익인간 정신의 실천은 아주 가까운 곳, 내 주변 사람에 대한 관용과 포용, 용서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복(福)받는 길이다.▶글_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뷰티한국기자 beauty@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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