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유로5 EA189 엔진 소프트웨어 조작 스캔들의 과오를 만회하기 위해 유로6 엔진의 배출가스는 최대한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독일 내에서 자동차 시험 전문지로 유명한 AMS가 최근 유로6 디젤엔진의 '실주행 배출가스 시험(Real Driving Emission)]'을 한 결과 폭스바겐 골프의 배출가스가 가장 적은 것으로 실측돼 나름 위안(?)을 삼는 중이다. 유로5의 아픈 과거를 유로6 기준에선 배출가스 최대 감소로 만회하는 셈이다.

폭스바겐, "스캔들 극복 1단계는 배출가스 감소"

18일 폭스바겐코리아에 따르면 독일 AMS가 최근 영국 에미션스 애널리틱스에 모두 8종의 디젤 승용차 질소산화물 측정을 의뢰한 결과 폭스바겐 골프 2.0ℓ TDI 엔진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시속 130㎞에서 ㎞당 235㎎으로 벤츠 C250d의 159㎎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또한 시속 50㎞ 주행 시험에선 골프가 139㎎으로 가장 적었으며, 시속 80㎞에서도 골프가 52㎎을 배출해 2위를 기록한 벤츠 C클래스의 72㎎보다 기준치에 가장 근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AMS는 여러 상황의 시험 결과를 토대로 평균을 낸 결과 유로6 배출 기준을 충족하는 디젤차 중에선 골프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당 평균 148㎎으로 가장 낮았고, 피아트500X가 820㎎으로 기준치를 가장 크게 초과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이 이 같은 결과를 강조하는 이유는 최근 판매하는 유로6 제품은 문제가 된 유로5와 전혀 관계가 없다는 점을 내세우기 위해서다. 유로5 엔진 문제는 독일 본사 지침에 따라 향후 보상 및 적절한 조치를 하겠지만 현재 판매하는 유로6 제품에도 문제가 있다는 일부 의심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

폭스바겐은 이번 시험 결과를 자체 기술력의 입증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른바 질소산화물 저감율이 높은 선택적촉매환원장치(SCR)가 아닌 기존에 장착했던 희박질소촉매장치(LNT)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시험에 동원된 다른 유로6 기준 완성차보다 골프의 실주행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월등이 적었다"며 "기존 저감장치를 바꾸지 않고, 정화 효율을 높여 실주행 배출가스를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완성차업계에선 상대적으로 가격 결정 폭이 넓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달리 대중적인 제품에서 SCR은 가격이 비싸 적용이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푸조 등은 유로6로 넘어오며 주력 차종에 SCR을 탑재,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나 LNT 등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이번 AMS 시험에 동원된 디젤 승용차 가운데 SCR 방식이 적용된 제품 또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평가받는 벤츠 C250d와 BMW X5 25d 두 종일 뿐 나머지 제품은 대부분 LNT가 장착됐다. 마쓰다가 CX-3에 올린 1.5ℓ 디젤 엔진에도 EGR이 마련됐지만 평균 배출량이 323㎎으로 기준치를 4배 가량 초과해 차이를 나타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유로5 조작 스캔들은 국내에서도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갈 것"이라며 "하지만 유로6 제품은 스캔들과 관계가 없고, 오히려 실주행 때 질소산화물 배출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문제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미 판매된 EA189 엔진에 대한 리콜 및 사후 처리에 대해선 글로벌 지침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 내에서 조치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며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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