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석촌호수에 조성하는 음악분수 조감도.
롯데면세점이 석촌호수에 조성하는 음악분수 조감도.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서울 시내면세점 심사에서 기존 특허권을 지켜야 하는 롯데면세점이 서울 잠실의 월드타워점을 10년 내 단일 매장 기준 세계 1위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맞서 신규 특허 유치에 나선 신세계는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을 중심으로 ‘도심관광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롯데면세점은 4일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월드타워점 글로벌 넘버원 청사진’을 발표했다. 월드타워점을 롯데면세점의 모태이자 현재 단일 매장 기준 세계 최대인 소공동 본점을 능가하는 면세점으로 키우는 게 청사진의 골자다.

이를 위해 매장 확대, 관광자원 개발 등에 앞으로 5년간 1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매장은 내년 하반기 월드타워 완공 시점에 맞춰 국내 최대인 3만6000㎡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는 “월드타워점은 공연, 문화, 체험, 관광, 쇼핑을 원스톱으로 경험할 수 있는 ‘관광쇼핑 복합단지 면세점’으로 재탄생할 것”이라며 “2020년 1조5000억원, 2025년 4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월드타워점은 전년 대비 44% 늘어난 48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21%다.

관광자원도 대거 확충한다. 석촌호수에 국내 최대 123m 높이의 ‘하모니 음악분수’, 제2롯데월드에 세계 최고층(123층) 전망대 등을 설치한다. 이들 관광자원을 중심으로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지역 3개구와 손잡고 ‘강남문화관광벨트’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롯데면세점 지원을 위해 간담회에 참석한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는 “두바이 부르즈칼리파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 분수대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이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야경.
신세계면세점이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야경.
신세계는 신규 특허를 따내기 위해 ‘도심관광 클러스터’ 카드를 들고 나왔다.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을 새단장해 ‘명동-분수광장-남대문-덕수궁’을 잇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면적은 총 2000㎡(605평)다. 1978년 설치 이후 37년이 지나 리뉴얼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신세계는 중구청과 손잡고 이 분수광장을 비움, 휴식, 치유, 연결 등 4개 기능을 갖춘 시민의 쉼터이자 도심 관광의 아이콘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017년 상반기 완공하는 게 목표다.

이후 분수광장을 기점으로 명동과 남대문, 덕수궁을 잇는 새로운 ‘도심관광 클러스터’를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명동과 남대문지역을 연결하는 지상 및 지하보도 환경도 개선하기로 했다. 신세계의 면세점 전문 법인 신세계디에프의 성영목 사장은 “분수광장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며 도심관광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시내면세점 특허를 따면 첫 1년 동안 1조50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