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시장에서 사상 최대 9월 판매량을 기록했다. 미국 내 고급 대형 세단 시장에서도 처음으로 BMW를 누르고 2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11만3835대를 판매했다고 2일 발표했다. 작년 9월보다 17.8%나 늘었다. 역대 9월 판매 실적으로 최대였던 2012년 9월에 비해서도 5.3%(5705대) 더 많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차 싼타페가 3개월 연속 1만대 이상 팔리고, 투싼이 사상 최대 판매량(7925대)을 기록했다. 기아차 카니발(현지명 세도나)과 K9은 작년 9월보다 다섯 배 이상 더 팔렸다.

반면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 휩싸인 폭스바겐은 주춤했다. 지난달 폭스바겐은 1년 전보다 7.3% 늘어난 4만8079대를 팔았다. 같은 기간 미국 자동차 판매량 증가율(15.7%)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BMW(4.1%)와 메르세데스벤츠(6.0%) 등 다른 독일 업체들도 시장 평균 성장률에 못 미쳤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의 고급 대형 세단 시장에서도 선전했다. 올 8월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에쿠스(185대)와 K9(386대)을 합해 571대를 팔아 벤츠(2044대)에 이어 최초로 럭셔리 대형차 부문 2위를 차지했다. 7월엔 최초로 도요타 렉서스를 누르고 3위에 오른 데 이어 8월엔 BMW까지 앞질렀다. 신정관 K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신형 스포티지와 K5 출시를 앞두고 있고 경쟁 업체인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위기에 빠진 만큼 현대·기아차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