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가 반값"…병원들 파격공세 나선 까닭
최근 경기 부천시에 있는 B관절척추병원이 40만원짜리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비용을 18만원으로 깎아주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병원가에서 이 이벤트가 화제가 되는 이유는 MRI 가격이 10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 병원은 개원 3년을 맞아 MRI 가격을 55%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저가 MRI 서비스는 병원이 하는 대표적인 마케팅 가운데 하나다. 2년 전 서울 노원구의 한 관절척추병원은 개원을 기념해 당시 45만~50만원 선이었던 MRI 가격을 25만원으로 낮춰 저가경쟁에 불을 지폈다. 한시적으로 진행될 것 같았던 이 이벤트는 1년 정도 계속됐다. 환자들이 모인 커뮤니티 등에 MRI를 저렴하게 찍을 수 있는 병원 명단이 올라올 정도로 MRI 가격 경쟁은 의료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저가 MRI가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은 것은 영상 촬영을 위해 병원에 온 환자는 진료 상담을 받고, 상태에 따라 수술이나 시술 등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MRI 값을 낮추면 단시간에 환자에게 병원 이름을 알릴 수 있다”며 “최근에는 여러 병원을 다니며 시술 방법이나 가격 등을 흥정하는 의료쇼핑 환자가 많아 저가 마케팅 효과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MRI 가격 할인 등은 의료계 대표적인 ‘미끼 마케팅’이어서 환자들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병원마다 추가 영상촬영을 요구해 환자가 불필요한 촬영비용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